“내 딸이 오고 있어요, 엄마한테” 역사적 첫발 지켜본 가족들

“내 딸이 오고 있어요, 엄마한테” 역사적 첫발 지켜본 가족들

입력 2017-04-09 14:12
수정 2017-04-0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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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내 딸이 오고 있어요, 엄마한테 다가오고 있어요.”

단원 미수습자 허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 씨는 세월호가 육지에 ‘첫발’을 내디딘 9일 오후 떨리는 목소리로 심정을 전했다.

이날 세월호는 참사 발생 1천89일 만에 전남 목포 신항 철재부두에서 육상 진입을 시작했다.

세월호를 들어 올린 모듈 트랜스포터(MT) 마지막 바퀴가 철판으로 만든 다리를 건너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완전히 통과하기까지는 3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를 실은 MT는 세월호를 철판 다리 위에서 잠시 멈춰 서기도 했지만, 다시 느리되 묵묵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부두 곳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작업자, 현장을 참관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모두 세월호가 육지로 내디딘 첫걸음을 가슴 졸이며 지켜봤다.

작업 현장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던 목포 신항 주변 추모객은 이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

스마트폰 뉴스 생중계 화면과 울타리 너머 세월호를 번갈아 바라보며 눈앞에서 펼쳐지는 역사적인 순간을 차분히 지켜봤다.

뭍으로 올라오기 시작한 세월호는 숨죽여 눈물 흘리는 중년 여성, 쌍안경에 찌푸린 눈을 댄 노인, 아빠 어깨에 올라탄 아이, 까치발을 한 여대생 등 추모객 발길을 사로잡았다.

추모객들은 “팽목항에 가면 눈물부터 나던데 여기서도 그러네”, “도대체 램프는 왜 열렸을까” 등 자신들을 목포 신항으로 이끌었던 지난 3년의 기억과 생각을 꺼내놓았다.

서울에서 온 추모객 장용우(36) 씨는 “세월호는 국민 모두에게 국가와 가족에 대한 하나의 깨달음을 안겨준 사건인 것 같다”며 “돌아오지 못한 아홉분 모두 찾고 왜 많은 사람을 그렇게 잃어야 했는지 진실을 밝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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