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 대리수술 시킨 삼성서울병원 교수, 진료 재개 논란

후배에 대리수술 시킨 삼성서울병원 교수, 진료 재개 논란

입력 2017-04-21 09:10
수정 2017-04-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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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정직 8개월 만에 복직…병원 측 “환자들이 복직 요구”일부 환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의사…반성 더 해야”

지난해 7월 자신이 맡은 수술을 후배 의사에게 떠넘기는 ‘대리수술’로 물의를 빚은 삼성서울병원 교수가 최근 복직해 진료를 재개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산부인과 A교수는 정직 8개월 만인 이달 1일 복직됐다.

A교수는 당시 외국 학술대회에 참석해야 한다며 본인이 집도해야 할 예약 수술 3건을 후배 의사에게 맡긴 채 출국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이를 알리지조차 않은 사실이 들통나 무기 정직 처분을 받았다.

병원 측이 이런 A교수를 최근 복직시킨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환자들은 강하게 비판했다.

대리수술 사건 직전까지 A교수에게 진료를 받았다는 환자 B씨는 “최근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는데 해당 교수가 다시 진료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기분이 매우 언짢았다”고 말했다.

B씨는 또 “외래 간호사들은 환자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그 교수의 진료를 받겠느냐고 물었다”며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될 정도로 도덕적 문제가 있는 의사는 충분히 반성의 기간을 갖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이미 A교수가 충분히 대리수술 사건에 대해 반성했다며 삼성서울병원 환우회 등 환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복직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무기 정직은 완전히 의사 자격을 박탈하는 게 아니라 특정 기간 진료를 못 하게 하는 처벌”이라며 “복귀 시점을 언제로 정해야 할지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A교수의 진료가 필요하다는 환자들의 요구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난소암 권위자인 A교수가 진료 현장에서 더욱 성심성의껏 환자를 돌보는 것도 도덕적 책임을 다하는 방법이라고 본다”며 “특히 A교수로부터 항암치료 등을 받아온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협회 차원에서 내린 ‘경고’ 조치는 이미 마무리됐으며 병원 자체 결정으로 무기 정직 처분을 중단한 데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의협 대변인은 “의협에 무기 정직 기한을 정하는 권한이 없으므로 이번 삼성서울병원의 결정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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