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친구 9시간 넘게 방치…둔기로 살해·도주한 4명 구속영장

숨진 친구 9시간 넘게 방치…둔기로 살해·도주한 4명 구속영장

입력 2017-06-26 13:20
수정 2017-06-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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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사기 대상자 못 데려온다” 폭행…3명 자수·1명 검거

대출 사기 대상자를 데려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친구를 살해하고 도주한 1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친구를 둔기로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도주한 조모(20)군이 자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살인 혐의로 조씨를 포함해 현장에서 붙잡힌 이모(19)군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오후 9시 30분께 부안군 격포면 한 펜션에서 6시간 동안 친구 박모(20)씨를 야구방망이와 소주병 등으로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 등은 펜션에서 박씨를 폭행하고 분이 풀리지 않자 바닷가로 끌고 가 물에 빠뜨리는 등 가혹 행위도 일삼았다.

4명과 박씨는 평소 자주 어울리며 대출 사기를 공모한 친구 사이였다.

이들은 박씨가 의식을 잃자 23일 오전 4시께 이군이 거주하던 군산시 한 원룸으로 옮긴 뒤 방치했다.

경찰은 박씨가 이날 정오에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조군 등 2명은 현장에서 달아났고 이군 등 2명은 자진 신고해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온몸이 피멍이 든 박씨는 이들이 신고하기까지 숨진 채로 무려 9시간 넘도록 원룸에 방치됐다.

달아난 김모(20)씨는 전주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조씨 찾기 위해 주거지를 수색하고 지인을 상대로 탐문하는 등 수사망을 좁혔다.

조씨는 경기도 가평으로 도주했다가 결국 사건 발생 나흘 만인 25일 오전 5시 25분께 택시를 타고 경찰서로 와 자수했다.

경찰은 조씨가 주변 도로 검문·검색과 주거지 수색 등 수사에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5명이 모여 대출 사기를 모의했다. 숨진 친구가 대출 사기 대상자를 정해진 시간까지 데려오지 못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초기에는 폭행 치사 혐의를 적용하려고 했으나 이들에게 친구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이미 숨진 친구를 9시간 넘게 방치했다는 점 등에서 고의성이 보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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