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모·50대 아들은 30년간 쓰레기 더미서 살았다

치매 노모·50대 아들은 30년간 쓰레기 더미서 살았다

입력 2017-06-26 15:09
수정 2017-06-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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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들 쓰레기 6t 치우고 청소해줘…아들 ‘저장강박증’

“쓰레기가 그야말로 산더미더군요.”

지난 25일 경남 밀양시 청도면 윤모(51) 씨 집을 찾은 자원봉사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윤 씨 집 안은 물론 마당에까지 버리지 않고 방치해온 물건들과 쓰레기가 가득해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곳곳에서 악취가 진동했다.

윤 씨는 치매를 앓는 노모와 함께 이곳에서 살면서 무려 30년 동안 제대로 청소를 하지 않았다.

그가 갖고 있는 ‘저장강박증’ 때문이었다.

이는 온갖 쓸모없는 물건까지 버리지 못하고 집안에 쌓아두는 강박 장애의 일종이다.

단순히 게을러서 치울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잔뜩 물건을 쌓아놓고 마음의 상처나 외로움을 달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이날 윤 씨 집에서는 밀양지역 민간 봉사활동 단체인 등불봉사단과 서부권 맞춤형 복지팀 등 30여 명이 팔을 걷고 나섰다.

발 딛기도 힘든 집안에서 가득 쌓인 물건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등불봉사단은 아이들까지 동반해 가족 단위로 봉사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무더위 속 구슬땀을 흘린 이들은 이날 하루 무려 6t 가까운 쓰레기를 들어내 치우고 집 안팎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안병우 등불봉사단장은 “30년가량 청소를 한 번도 못할 만큼 힘겨운 이웃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점이 오히려 미안했다”며 “앞으로도 어둠을 밝히는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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