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울먹인 이재용 “모두 내 탓…대통령에 부탁 안 했다”

법정서 울먹인 이재용 “모두 내 탓…대통령에 부탁 안 했다”

입력 2017-08-07 16:40
수정 2017-08-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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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 회장’ 언급하다가 말문 막혀…재판 끝나고 박영수 특검과 악수최지성 “책임 묻는다면 내게 물어 달라”…장충기 “뼈저리게 반성·후회”

“존경하는 재판장님, 지난 5개월 동안 재판을 세심하고 공정하게 들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7일 오후 3시 23분,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311호 법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후진술을 위해 입을 열었다. 1심에서 자신의 혐의에 관해 공개 법정에서 말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었다.

이 부회장은 “구속 수감된 지난 6개월 동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어 보려 노력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재판을 지켜보며 복잡한 법적 논리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공소사실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못했고, 모두 제 탓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 모든 임직원, 많은 선배님의 피땀이 없이는 안 됐을 것”이라고 말한 뒤 “창업자인 선대 회장님…”을 언급하다 목이 멘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이후에도 이 부회장은 5분여 동안 이어진 짧은 최후진술 시간 동안 수차례 울먹이며 말을 멈췄다. 그때마다 재판부에 “죄송하다”며 스스로 진정시키려는 듯 종이컵에 든 물을 마시는 모습도 보였다.

이 부회장은 손짓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저의 사익을 위해서나 개인을 위해 대통령에게 뭔가 부탁하거나 그런 기대를 하며 결코”라고 강조했다.

또 “제가 아무리 못난 놈이라도 서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그런 욕심을 내겠습니까”라며 “너무나 심한 오해이고 너무 억울하다. 이 오해가 안 풀리면 저는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기업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진술을 듣던 한 여성 방청객은 “힘내라”고 소리쳤다가 퇴정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은 “책임을 묻는다면 늙어 판단력이 흐려진 제게 물어 달라”고 했고, 장충기 전 차장은 “뼈저리게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과 황성수 전 전무는 “(승마 지원이)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재판이 끝난 뒤 이 부회장은 침착한 모습을 되찾아 입가에 미소를 띤 얼굴로 박영수 특검과 악수한 뒤 법정을 떠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몇몇 방청객은 재판이 끝나자 “저게 무슨 특검이냐”, “박영수, 똑바로 하라”고 외쳤다.

불구속 피고인인 최 전 실장 등 4명은 “특검 구형량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모두 아무런 대답 없이 귀가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재판은 박영수 특검의 최종 논고 약 20분, 변호인의 최후 변론 약 1시간, 각 피고인의 최후진술 총 10여 분이 소요돼 3시 40분께 종료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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