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은 싸게 우리軍 납품가는 비싸게…KAI 본부장 재판에

수출용은 싸게 우리軍 납품가는 비싸게…KAI 본부장 재판에

입력 2017-09-26 16:55
수정 2017-09-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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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전장부품 납품가 속여 방사청에 100억대 손해 혐의

공군 고등훈련기 T-50 등에 납품하는 장비 원가를 부풀린 혐의를 받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직 임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사문서위조, 방위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KAI 공모(56) 구매본부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지난 7월 KAI 경영비리 의혹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나서 KAI의 임원급 인물을 재판에 넘긴 것은 공씨가 처음이다.

공 본부장은 2011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T-50 고등훈련기 등 군수 장비의 전장계통 부품 원가를 속여 방위사업청에 총 129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KAI는 협력업체에서 조달한 같은 제품을 수출용 제품(FA-50)에는 낮게, 우리 군 당국에는 높게 반영하는 ‘이중단가’ 방식으로 납품가를 114억원가량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공 본부장은 또 해외 부품업체와 가격 협상을 해 납품가격을 낮췄는데도 이를 감춘 채 방사청에는 가격 협상 이전의 견적서를 제출해 납품가를 15억원 부풀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원가 부풀리기 과정에서 부품업체가 발급한 견적서의 단가를 칼로 도려낸 뒤 수정해 복사하는 식으로 위조한 사실도 적발하고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공 본부장과 함께 원가 부풀리기에 관여한 전직 구매센터장 A(60)씨와 당시 구매팀장 B(53)씨 등 구매센터 결재라인 관계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KAI는 수출용 부품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대신 그 손실을 국내 방산용 부품 가격으로 보전해 주겠다는 논리로 해외 부품업체에 이중단가를 요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방위사업청이 해외 구매 부품의 실제 구입가격을 알 수 없는 점을 악용해 원가검증제도를 무력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2일 KAI의 하성용 전 대표를 구속하면서 납품가 부풀리기와 관련한 범죄사실은 구속영장에 포함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 본부장 기소 이후 납품가 부풀리기 관련한 하 전 대표의 관여 여부를 추가로 수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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