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기부금 챙긴 이영학, 딸 치료비는 1억만 썼다

13억 기부금 챙긴 이영학, 딸 치료비는 1억만 썼다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17-10-24 22:30
수정 2017-10-2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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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명계좌로도 모금 가능성

경찰 성매매업소 수익 등 파악 중
부인 투신 사건은 자살로 결론


‘중랑 여중생 살해 사건’ 피의자 이영학(35)이 딸 수술비 명목으로 12년간 모은 후원금 약 13억원 중 불과 1억원가량만 치료비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인 최모(32·사망)씨 투신 사건에 대해 경찰은 자살로 잠정 결론 내리고 이영학에게 자살 방조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영학. 연합뉴스
이영학.
연합뉴스
24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이영학이 방송·인터넷을 통해 후원금을 모금한 계좌 3개를 분석한 결과 2005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12억 8000여만원이 모였다. 이 기간 이영학이 기초생활수급비로 1억 2000만원을 받은 사실도 파악됐다. 후원계좌에는 5000원, 1만원 등 소액 후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영학이 차명계좌를 통해 더 많은 후원금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진료비 사용 금액을 1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이모양이 서울대병원에서 5차례 큰 수술을 받으면서 쓴 비용으로 전해졌다.

이영학은 본인의 문신 비용으로 4000만원가량을 지출하고, 고급 외제 승용차를 구매·유지하는 데 후원금 일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학의 후원금 유용이 밝혀지면 사기나 횡령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영학이 강남구 선릉역 부근에서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며 얻은 수익의 흐름도 파악 중이다. 현금 거래된 성매매 수익을 따로 관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인 최씨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추락에 의한 두부손상이 사망 원인으로, 사망에 이를 만한 다른 외상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현장 감식 결과 다른 사람에 의해 추락했을 가능성 또한 낮다고 봤다. 현재 경찰은 최씨의 가족과 주변인 탐문을 통해 이영학과의 관계와 투신 이유 등을 수사 중이다.

한편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는 이양의 경우 정신과·범죄심리·아동발달심리 전문가 등에게 자문한 결과 범죄 책임을 피해 갈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양은 도덕적 판단 능력이 또래에 비해 미숙하지만 심신이 상실된 상태에서 (시체 유기를 돕는 등) 범죄를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7-10-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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