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령·중령이 ‘미국 슬롯머신 사업’ 다단계업체 간부 노릇

전직 대령·중령이 ‘미국 슬롯머신 사업’ 다단계업체 간부 노릇

입력 2017-10-25 12:37
수정 2017-10-25 12:3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7년간 투자자 모집…피해자 4천여명, 피해금액 5천억원

다단계 업체 간부로 일하며 게임기 운영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온 전직 군 장교들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전직 육군 중령 최모(68)씨와 전직 대령 김모(75)씨 등 S사 본부장 등 15명을 구속하는 등 관계자 60명을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S사는 2009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본사를 두고 “슬롯머신을 구매해 미국 텍사스에 설치·운영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계좌당 1천100만원을 투자하면 3년간 연 21∼32%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자를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S사에 투자한 피해자는 4천명에 육박하고, 피해 금액은 5천130억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중에는 은퇴한 공무원이 많다”며 “본부장 5명 중에 군 출신이 3명인데 동기 모임, 퇴직자모임 등에서 투자자를 끌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센티브만 지급하는 다른 다단계 업체와 달리 S사는 본부장, 부장, 과장, 대리, 판매원 등 5단계 직급에 따라 80만∼300만원의 고정급여를 지급했다. 또 투자유치를 해오면 계좌당 140만원의 추가 수당을 줬다.

또 S사는 금융당국 감시망을 피하려고 은행계좌로 거래할 때는 2천만원 이상 인출하지 않도록 지침을 내리고, 사명을 한 차례 바꾸고 나서는 오직 현금으로만 거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설명회를 할 때면 S사는 참석자 명단을 사전에 작성해 입장 여부를 결정하고,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갖고 들어가지 못하게 해 녹음·녹화를 원천 차단하는 등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S사가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7억원을 들여 슬롯머신 300여대를 구매하기는 했으나 수익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선투자자의 배당금을 후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충당하는 ‘돌려막기식’ 사업을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