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드럼통이 ‘꽝’…삽시간에 차가 불길에 휩싸였다”

“불붙은 드럼통이 ‘꽝’…삽시간에 차가 불길에 휩싸였다”

입력 2017-11-02 17:20
수정 2017-11-02 17:2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순식간에 화마에 휩싸인 도로…창원터널 폭발사고 순간

삶과 죽음을 가른 것은 찰나였다.

2일 창원터널 화물차 폭발 현장에 있었던 심모(49·여)씨는 사고 당시만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날 심 씨는 남편과 함께 부산으로 가는 중이었다.

오후 1시 20분께였을까. 터널 진입로로 향하던 심 씨는 도로 앞쪽에서 ‘쾅’하는 굉음과 함께 검은색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보았다.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기름 때문인지 이후 도로는 삽시간에 새빨간 불길로 휩싸였다.

몇 명이나 됐을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심 씨의 차량 쪽을 향해 내달렸다.

놀란 마음에 순간 얼어붙은 심 씨는 속으로 ‘어쩌지, 어쩌지’하는 생각만 되뇌었다.

순간 도로 한 편으로 불길에 휩싸인 드럼통 몇 개가 굴러오더니 그중 한 개가 심 씨의 차에 부딪혔다.

드럼통이 차에 부딪히는 순간 정신을 차린 심 씨는 ‘이대로 있다가 죽는다’는 생각에 남편과 함께 그대로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내달렸다.

바로 그때였다.

불붙은 드럼통이 ‘꽝’하고 터지며 심 씨가 타고 있던 차도 화마에 휩싸였다.

붉은색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심 씨의 차 위로 피어올랐다.

심 씨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사고 당시의 광경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그는 “몇 초만 차에 그대로 있었으면 나도 불길에 휩싸여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드럼통이 차에 부딪히는 순간 바로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내달려 살 수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상황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경험을 한 것은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강모(47)씨도 마찬가지였다.

강 씨도 차를 몰고 창원터널 김해 방면으로 향하던 길이었다고 말했다.

터널 입구를 약 1㎞를 남겨두고 순간 앞에서 귀를 울리는 폭발음이 들렸다.

연이어 들불처럼 불길이 번지더니 드럼통 여러 개가 불길에 휩싸여 도로 이곳저곳에 데굴데굴 굴렀다.

그 사이로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는 사람들이 보였다.

어떤 사람은 팔에 화상을 입은 채 도로 위를 질주하기도 했다.

드럼통 중 하나가 강 씨의 차를 향해서도 굴러왔다.

강 씨는 재빨리 차에서 내려 도망치다가 순간 차에 두고 온 차 열쇠와 휴대전화가 생각났다.

다시 차로 돌아간 강 씨는 문을 열던 순간 차에 가까워진 드럼통을 보고 그대로 차 뒤편으로 다시 내달렸다.

강 씨는 “순간 우물쭈물했으면 나도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