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꺼지는 건 아니제”…액상화 ‘높음’ 판정에 망천리 주민 걱정

“땅 꺼지는 건 아니제”…액상화 ‘높음’ 판정에 망천리 주민 걱정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2-01 15:46
수정 2017-12-01 15:4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정부 합동조사 중간결과 발표…“우려할 수준 아냐”

“땅이 꺼지는 건 아니제?”

1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 망천리. 지난달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진앙 반경 5.5㎞ 안에 있는 이 마을 논 곳곳에서 액상화 현상이 나타났다.

벼 수확이 끝난 논에서는 주민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바싹 마른 논바닥 곳곳에는 넓고 긴 모양으로 모래 등 퇴적물이 수북하게 올라와 있는 액상화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지난달 19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이 현장 조사를 할 때는 몇몇 퇴적물에 물기가 남아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말라 있었다.

이 가운데 한 곳을 눌러보니 손가락 한 개가 모두 들어갈 만큼 푹 꺼졌다.

액상화는 강한 지진 흔들림으로 땅 아래 있던 흙탕물이 지표면 위로 솟아올라 지반이 순간적으로 액체와 같은 상태로 변화하는 현상이다. 또 땅을 받치고 있던 물 등이 빠졌기 때문에 일부에서 지반침하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이날 행정안전부는 “포항 지역 10곳을 시추 조사해 이 가운데 5곳을 분석한 결과 망천리 논 1곳은 액상화 지수가 6.5로 ‘높음’ 수준으로 나타났다”는 합동조사단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액상화 지수는 ‘없음’(0)·‘낮음’(0∼5)·‘높음’(5∼15)·‘매우 높음’(15 초과) 4단계로 구분한다.

‘높음’은 구조물 설치 때 액상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뜻이고, ‘낮음’은 중요 구조물 설계 시 상세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행안부는 그러나 전문가 자문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조사 결과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만난 일부 주민은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망천리에서 7년째 축사를 운영하는 김모(78) 할머니는 “이번 지진으로 사는 집이 동쪽으로 다소 밀렸다”며 “다시 지진이 올까 봐 겁나고 땅이 그대로 꺼질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행안부 측은 “포항지진으로 액상화가 발생했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대다수 전문가는 국민이 액상화에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