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포스트잇 메모 쓴 건 맞지만 국정원 특활비 관리 안해”

최순실 “포스트잇 메모 쓴 건 맞지만 국정원 특활비 관리 안해”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8-01-05 15:03
수정 2018-01-0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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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씨. 서울신문 DB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씨.
서울신문 DB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지난 4일 검찰이 국가정보원에서 상납받은 특수활동비를 관리한 증거라고 공개한 포스트잇 메모에 대해 “직접 쓴 건 맞지만 왜곡됐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4일 검찰이 공개한 최순실 자필 메모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에게 지급한 명절비·휴가비 등 내역이 담겨 있다. BH는 청와대, J는 정호성, Lee는 이재만, An은 안봉근을 뜻하는 이니셜이며 숫자는 지급 액수다. 맨 밑에 ‘남은 금액 보관(keep)’이라는 글자가 인상적이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4일 검찰이 공개한 최순실 자필 메모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에게 지급한 명절비·휴가비 등 내역이 담겨 있다. BH는 청와대, J는 정호성, Lee는 이재만, An은 안봉근을 뜻하는 이니셜이며 숫자는 지급 액수다. 맨 밑에 ‘남은 금액 보관(keep)’이라는 글자가 인상적이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최씨를 대변하는 이경재 변호사는 5일 최씨를 면담한 뒤 “피고인 최서원(최순실)은 국정원 특활비에 대해서 아는 바 없으며 관여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또 “이재만, 안봉근, 정호성 3인에 대해 명절 또는 휴가 때 돈을 지급한 사실은 없고,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명절·휴가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이들에게 전달한 사실 역시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변호사는 검찰이 공개한 포스트잇 메모가 최씨가 직접 쓴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최씨는 2015년 말 독일로 떠나기 전 만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에게 그동안 수고했는데 퇴직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자 박 전 대통령이 자신들을 적절히 챙겨주고 있다고 이씨가 말한 내용을 추후 적어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이 메모는 이재만의 설명을 메모 형식으로 기재한 데 지나지 않는다”며 “그런데 검찰이 마치 최서원이 청와대 특활비 상납금을 알고 그 집행에 관여한 것처럼 보도해 피고인을 박 전 대통령과 경제공동체 내지 이익공동체 또는 동반자 관계로 의혹을 확산시키려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판에 앞서서 언론에 직접 증거를 제시하고 부연 설명을 해 진상을 왜곡하는 일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최순실(왼쪽)씨와 그의 40년 지기인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왼쪽)씨와 그의 40년 지기인 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은 4일 국정원에서 36억 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박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하면서 최씨가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주는 명절·휴가 격려금 내역을 자필로 정리한 메모도 확보했다면서 이를 공개했다.

검찰은 “최씨의 메모가 박 전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에게 지급한 명절·휴가비 지급 내역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포스트잇에 적힌 최씨의 자필 메모에는 청와대를 뜻하는 BH, 정호성을 뜻하는 J, 이재만을 뜻하는 Lee, 안봉근을 뜻하는 An의 이니셜이 써 있고 지급 액수를 의미하는 숫자가 적혀 있다. ‘남은 3억 보관(keep)’이라고도 써 있다.

검찰은 이 메모가 국정원 상납금을 관리하고 사용하는 과정에 최씨가 개입한 정황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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