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전북·전남·제주 대설특보…도로 곳곳 결빙
한파까지 기승, 출근길 차량 거북이 운행·사고 속출한바탕 휘몰아친 눈보라에 한파까지 겹친 11일 출근길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출근길은 너무 추워
체감온도가 -10도 안팎까지 떨어진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시민이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악의 기상여건에 뒤늦게 회사에 도착한 직장인들은 상사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정을 설명하기 바빴다.
눈 쌓인 돌하르방
대설특보가 내려진 11일 오전 제주 한라산 1100도로에 설치된 돌하르방에 소복하게 눈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적설량은 한라산 어리목 33.2㎝를 비롯해 전북 임실 28㎝, 전남 나주 25.5㎝, 영광 24㎝, 광주 19.1㎝, 충남 서천 14.4㎝, 세종 8.6㎝ 등을 기록했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서울과 인천·대전·강원·전북·경북 등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는 한파특보도 내려졌다.
아침 최저기온은 강원 양양이 -23.6도를 기록했고 충북 괴산 -21.1도, 경기 연천 -18.9도, 전북 진안 -17.8도, 충남 계룡 -17.1도, 서울 -15.8도 등을 나타냈다.
살을 에는 칼바람까지 불어 출근길 체감온도는 더 낮았다.
전날부터 이어진 폭설로 제주 1100도로(어승생∼1100, 9.5㎞)와 516도로(산천단의료원∼양마초소 25.1㎞), 전남 영광 지방도 816호선(대마면 삼거리∼깃재 4㎞), 진도 군도 15호선(의신면 사천리∼황동리 3㎞) 등 11개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지리산과 계룡산 등 11개 국립공원 262개 탐방로도 출입이 막혔다.
강한 바람으로 포항∼울릉, 인천∼백령, 부산∼제주 등 51개 항로에서 72척이 꽁꽁 묶였고, 무안공항 항공기 1편도 뜨지 못했다.
눈길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잇달았다.
전날 밤 11시께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에서 공항 리무진 버스 두 대가 앞서가던 정모(48)씨 차량을 들이받았다.
사고로 정씨와 동승한 이모(51·여)씨 등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처리가 늦어지면서 도로가 한동안 통제되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7시 28분께 전북 전주시 효자동 한 교회 앞에서는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져 옆 차로를 달리던 차량과 충돌해 3명이 다쳤다.
폭설이 이어진 이틀 동안 전북에서만 208건의 교통사고가 접수됐으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큰 사고는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동장군 맹위에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은 목도리와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하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새벽부터 제설 작업이 이뤄진 덕에 주요 시내 도로는 차량 소통이 비교적 원활했으나, 골목길과 이면도로 등에서는 차량이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눈길에 바퀴가 헛돌고 추운 날씨에 차량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이날 아침 보험회사 상담센터에는 전화가 빗발쳤다.
전주에서 정읍으로 출근하는 이모(33)씨는 “눈이 많이 내려서 일찍 나왔는데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아 보험사를 기다리고 있다”며 “회사에 가면 상황을 잘 설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12일 오전까지 충청과 호남권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고 13일까지 추위가 이어지다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모레 이후에는 기온이 다소 올라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설에 한파까지 겹쳐 교통안전과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