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학생체육관-장충체육관 빠른 속도로 본 후 국립극장 방문중시민들 대체로 무덤덤
사건팀 =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2일 서울에서 이틀째 일정을 무난히 진행하고 있다. 전날 강릉의 황영조 체육관과 마찬가지로 서울의 체육관 2곳은 15분 정도씩 간단히 둘러보는 모습이었다.장충체육관 들어선 현송월 단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2일 공연시설 점검을 위해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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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단장 등 점검단은 8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방에서 중식 코스요리를 먹었으며 1인당 금액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수프와 요리 3∼4개, 식사, 후식이 나오는 일반 코스요리로 알려졌다. 현 단장은 식사를 주문받던 직원이 “짬뽕은 맵다”고 하자 괜찮다는 취지로 말하며 짬뽕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를 마친 점검단은 오후 1시2분 호텔 로비를 좌우로 둘러싼 경찰 경비병력 사이로 걸어나와 버스에 오른 뒤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출발했다.
경찰 사이드카와 순찰차 호위를 받으며 오후 1시9분 체육관에 도착한 점검단은 약 15분간 내부를 둘러본 뒤 오후 1시24분 밖으로 나와 다음 행선지인 중구 장충체육관으로 이동했다.
점검단이 있던 학생체육관 회의장소 테이블 위에는 체육관 연혁과 좌석 수, 사진 등이 적힌 문건이 놓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주스와 물 등도 놓여 있었으나 머문 시간이 짧았고, 점심 직후여서인지 대부분 손도 대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어 오후 현 단장이 장충체육관에 도착해 1시43분 버스에서 내리자 한 시민은 “민족의 이름으로 뜨겁게 환영한다”고 외치는 모습이 목격됐다.
현 단장은 행선지에서 얼굴이 노출될 때 대개 입가에 옅은 미소만 띠었지만, 이번에는 환한 웃음을 띠고 시민을 바라보며 머리 위로 장갑 낀 왼손을 흔들었다.
현 단장을 환영한다고 외친 조채구(56) ‘교육행정문화’ 대표는 “서울역 앞에서 (인공기 등을) 불태우는 사람도 있지만, 점검단을 대환영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왔다”며 “무조건 햇볕정책을 지지한다. 비핵화 문제도 있지만 남북이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단장은 장충체육관에도 오래 머물지 않고 오후 1시58분께 나와 2시께 인근 국립극장으로 이동, 시설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앞서 점검단이 도착한 서울역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점검단은 서울역에 도착한 뒤 전날처럼 주차장 옆 통로를 이용해 역을 바로 빠져나왔고, 폴리스라인 사이로 이동해 버스에 올랐다.
점검단 도착 당시 대한애국당이 서울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공기와 한반도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버스로 이동하던 현 단장은 시위 장면을 힐끗 바라보는 듯했으나 ‘소각 퍼포먼스’는 점검단 버스가 출발한 뒤 진행돼 목격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북 점검단의 이틀째 일정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대체로 무덤덤한 반응이었다.
서울역에서 만난 정모(59·여)씨는 “지금 북한이 올림픽에 오는 게 무슨 그리 대단한 일인지 모르겠다. 여기 와서 응원하면 핵미사일은 포기하는 것인가”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최모(41)씨는 “정부가 어떻게든 평화를 정착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지지하는 마음”이라면서 “아무쪼록 별 탈 없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롯데호텔에 머문다는 40대 중국인 관광객은 “북한 사람이 온다고 이렇게 많은 경찰을 동원할 필요가 있나. 우스꽝스럽다(silly)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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