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MB 피의자’ 첫 확인…특활비·다스·靑문건 전방위 압박

검찰 ‘MB 피의자’ 첫 확인…특활비·다스·靑문건 전방위 압박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2-05 14:59
수정 2018-02-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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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준 재판 넘기며 “MB가 뇌물 주범” 공개 포문…수사 공식화

검찰이 5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혐의의 주범이라고 지목함에 따라 수사의 종착지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측이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향후 어떻게 수사를 전개해 나갈지 주목된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의혹 수사를 본격화한 것은 작년 12월부터다. 앞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BBK 주가조작 사건’의 피해자 등이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잇따라 형사 고소·고발을 했고, 이 전 대통령은 그동안 피고소·피고발인 신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날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을 기소하면서 그를 이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돈을 받은 방조범으로 판단하고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적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해 이 전 대통령의 신분 언급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날 공소장에 주범으로 포함되면서 국정원 뇌물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사실상 전환됐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를 벌여오면서 그의 혐의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의 공소장을 작성하면서 법원에 제출하기 직전까지 판단에 신중을 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전 기획관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배경에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를 적시하지 않은 채 기소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검찰 수사는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 외에 크게 ▲ 자동차 부품사 다스의 실소유 의혹 ▲ 이명박 정부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불법 정치관여 의혹 등도 포함해 전방위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특활비 상납 의혹 수사는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이 전 대통령을 독대해 특활비 상납 사실을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했고, ‘성골 집사’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국정원에서 1억원가량의 달러를 받아 김윤옥 여사 측에 전달했다고 폭로하면서 이 전 대통령이 의혹의 중심에 선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와 동부지검 ‘다스 수사팀’이 동시에 수사 중인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서도 최근 검찰은 다스 전현직 임직원은 물론 이 전 대통령 친인척을 잇달아 소환 조사하면서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최근 다스 ‘비밀 창고’에서 발견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청와대 문건은 이 전 대통령과 다스와의 관계를 밝힐 ‘뇌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문건들을 이 전 대통령 퇴임 직전 빼돌린 것과 관련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 적용도 검토되고 있다.

이 밖에도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과 국방부 사이버 댓글 조사 태스크포스도 원세훈 원장 시절 국정원의 무차별적인 정치 공작 의혹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 조작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이어서 상황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을 향해 수사가 급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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