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수난시대’…간호사 딸 둔 엄마 눈에선 ‘피눈물’

‘간호사 수난시대’…간호사 딸 둔 엄마 눈에선 ‘피눈물’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18-02-21 16:00
수정 2018-02-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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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딸을 둔 부모 입장에서 피눈물이 나네요.”

간호사가 장기자랑 강제동원, 임신·퇴사 순번제, ‘태움’(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 문화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자 간호사 딸을 둔 엄마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직접 청원 글을 게시하거나 댓글 동참에 나서고 있다.

간호사를 꿈꾸는 딸을 뒀다는 엄마는 지난 20일 ‘간호사 태움문화 뿌리 뽑아 주세요’란 제목의 국민 청원을 게시했다. 그는 “환자 입장일 때는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몰랐다. 근무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8일 올라온 청원 ‘간호사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더이상 외면하지 말아주세요.’에도 간호사 딸을 둔 엄마들의 댓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엄마는 “제 딸이 어제는 오후 1시에 이브닝(저녁) 근무에 들어가 오늘 새벽 3시 반에 퇴근한다고 카톡(카카오톡 메시지)이 왔다”면서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우리 딸도 태움때문에 몇 달 만에 퇴사했습니다. 언어, 신체 폭력, 따돌리기 등으로 괴롭힙니다”는 내용의 고발 글도 올라왔다.

같은 날 게시돼 2만 5000명 넘게 서명한 ‘문재인 대통령님, 간호사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란 청원에서도 “부모로서 힘든 길 가는 걸 말리고 싶었지만 미래를 위해 자기 길을 선택한 결정이 결코 잘못된 선택이 아니기를 기원한다”는 엄마의 댓글이 있었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취업률이 높고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간호사를 시키기 위해 뒷바라지를 했는데 실제 간호 현장은 선배 갑질 등에 얼룩져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엄마들이 행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간호학과 신입생 수는 점점 늘어 지난해 2만 4000명을 넘어섰다. 올해 국가고시에 합격한 정규 간호사는 1만 9927명으로 2만명 시대를 넘본다. 하지만 간호사들의 업무 환경이 열악하고, 퇴사율도 높다는 소식에 간호학과 열풍도 다소 수그러들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전문대 간호학과는 경쟁률이 20대 1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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