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지 교수 “미투 운동 조롱 의도 없었다…이건 인민재판”

하일지 교수 “미투 운동 조롱 의도 없었다…이건 인민재판”

입력 2018-03-16 10:46
수정 2018-03-1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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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지(64)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강의 도중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비판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설가 하일지(본명 임종주)
소설가 하일지(본명 임종주) 연합뉴스
하일지 교수는 15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기억은 잘 못 하겠는데 유사한 워딩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나는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의도는 살피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식으로 요약해 공개하고 망신을 주었더라. 한 부분을 갖고 이렇게 망신 주는 문화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건 인민재판이랑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소설가는 인간의 진실을 탐구하는 것이며 통념에 따라 누구는 나쁜 사람이고, 누구는 좋은 사람이라고 흑백 논리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것을 말하려던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 것은 사실이고, 가급적 피해갔으면 좋았을 텐데 실수를 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동덕여대 학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하 교수는 전날 문예창작과 1학년 전공필수 ‘소설이란 무엇인가’ 강의에서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자료로 활용하며 수업하던 중 “‘동백꽃’은 처녀(점순)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라며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 해야겠네”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왜 김지은씨가 실명을 밝히면서까지 폭로했다고 생각하냐’는 학생의 질문에 “결혼해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이라며 “질투심 때문”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문예창작과 학생회는 이에 성명을 내고 “하 교수는 성희롱과 다름없는 발언을 해 학생들에게 정신적 상해를 입혔고 미투 운동의 의도를 비하하는 조롱을 일삼았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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