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날아오른 노란 나비’…김복득 할머니 영결식 엄수

‘높이 날아오른 노란 나비’…김복득 할머니 영결식 엄수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7-03 12:18
수정 2018-07-0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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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는 시집가서 남들처럼 알콩달콩 살아봤으면”

“죽기 전에 일본으로부터 잘못했다는 사죄를 받는다면 소원이 없겠소. 그래도 남은 소원이 있다면 다음 생에 족두리 쓰고 시집가서 남들처럼 알콩달콩 살아보고 싶소”



작은 목소리로 일본의 속죄를 요구하며 싸운 할머니의 노란 나비는 이제 다음 생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훨훨 날아올랐다.

3일 오전 9시께 경남 통영시 경남도립통영노인전문병원에서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유족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30여 명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 비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발인제를 치르는 동안 유족들은 조용히 흐느끼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큰 상실감 때문인지 관을 운구차에 싣고 화장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추적추적 내린 비는 눈물처럼 얼룩져 유족들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운구 행렬은 이후 영결식이 열리는 충무실내체육관 시민분향소에 도착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 시민모임’ 송도자 대표는 조사를 통해 “할머니는 말씀도 잘하지 못하시고 무얼 해야 할지 서투르셨으나 진실 그 하나로 기꺼이 나서 새 역사를 써오셨다”며 “나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역사관도 세우라 한 푼 두 푼 모은 재산도 기꺼이 내놓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손을 내밀 때마다 할머니는 늘 따뜻하게 잡아주셨다”며 “할머니의 외침, 할머니의 바람, 할머니의 발걸음을 우리 아이들이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영결식은 조사와 ‘시조창’ 공연, 유족 헌화 등 순서로 진행됐다.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열릴 예정이던 노제는 강우로 인해 취소됐다.

통영시립화장장에서 화장한 유해는 통영시 용남면에 있는 두타사에 안치됐다.

김 할머니는 건강 악화 때문에 지난 1일 오전 4시 향년 101세로 별세했다.

생존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두 번째 고령자였던 그는 그간 지병 등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김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7명으로 줄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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