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다큐] 577.9km짜리 인생스펙 한 줄

[포토다큐] 577.9km짜리 인생스펙 한 줄

정연호 기자
정연호 기자
입력 2018-07-26 14:54
수정 2018-07-27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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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 국토대장정을 따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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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건조
빨래건조 국토대장정 대원들이 마르지 않은 빨래를 배낭에 걸고 이동하고 있다. 2018. 7. 2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37도가 넘는 폭염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국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아스팔트 위로 144명의 청춘들이 걷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 출발해 21일 동안 총 577.9 km를 걸어 종착지인 목포를 향해 가고 있는 이들은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에 참가한 대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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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거리는 아스팔트
이글거리는 아스팔트 37도가 넘는 폭염의 날씨에서 대원들이 이글거리는 아스팔트 위를 걷고 있다. 2018. 7. 2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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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넘어가는 국토대장정
지리산 넘어가는 국토대장정 대원들이 행렬이 지리산으로 넘어 남원을 향하고 있다 2018. 7. 2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학기보다 방학이면 더 바빠지는 것이 요즘 대학생들이다.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와 학비를 위한 아르바이트까지 시간을 분단위로 쪼개서 생활해야 한다. 하지만 대장정에 참가한 이들은 금쪽같은 21일을 국토대장정을 위해 사용했다. 국토대장정 참가도 이력서에 넣을 한 줄의 스펙을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고 3일 동안 이들 옆에서 함께 걸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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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대원들의 배낭품앗이
선배대원들의 배낭품앗이 행진대열을 찾은 선배참가자들이 후배 대원들의 가방을 나눠들고 있다. 2018. 7. 2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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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응원
시민들의 응원 한 시민이 거리로 나와 행진들인 대원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힘을 북돋워주고 있다. 2018. 7. 2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폭우가 쏟아질 때도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도 대장정 행렬에서는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았다. 이성친구 이야기부터 미래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걷는 동안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었다. 히잡을 쓰고 참가한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눌자헌 대원(23세 구미대학교)은 “한국 학생들은 개방적이다. 나를 외국인이 아닌 친구로 대해준다. 이곳에서 많은 친구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도보 중 나누는 대화는 힘들어하는 서로를 북돋아 주는 역할 뿐 아니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대원들에게 143명의 동반자를 만들어 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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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거리는 발바닥 식히기
화끈거리는 발바닥 식히기 한 대원이 휴식시간에 발에 난 물집치료를 받고 있다. 2018. 7. 2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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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답지만 덥다
아들답지만 덥다 태풍이 지나간 후 맑게 개인 하늘하래로 대원들의 행렬이 목적지를 향해가고 있다. 2018. 7. 2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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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도의 국토대장정
만학도의 국토대장정 9회 참가자인 정동식씨는 두번째 대학의 신입생 시절인 2006년에 50세의 나이로 대장정에 참가했다. 2018. 7. 2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숙영지가 가까워지자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구호소리가 쳐진 발걸음에 박차를 가했다. 행진요원이 뿌려주는 물세례를 맞으며 숙영지에 도착하자 대원들은 다시 활기를 충전했다. 천막으로 만든 간이샤워장에서의 3분간의 짧은 샤워에도 행복해하고 서로에게 나는 퀘퀘한 땀냄새를 장난스럽게 사과하고 발바닥에 잡힌 물집크기를 자랑했다. 우울한 표정의 대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장정 참가를 위해 미국에서 귀국한 서던유타주립대 항공운항과 2학년 강태림 대원은 “감이 중요한 비행기 조종 연습을 잠시 멈추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조금 천천히 간다고 해서 긴 인생에 지장이 생긴다 생각하지 않게 됐다.”면서 대장정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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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주고 당겨주고
밀어주고 당겨주고 계속되는 오르막으로 동료대원이 힘들어하자 뒤에 있는 대원은 밀어주고 앞에 있는 대원을 끌어주며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2018. 7. 2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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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늘어진 그림자
길게 늘어진 그림자 석양이 질 무렵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대원들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있다. 2018. 7. 2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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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같은 물세례
단비같은 물세례 숙영지에 도착한 대원들에게 행진요원들이 물을 뿌려주고 있다. 2018. 7. 2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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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표정
젊음의 표정 힘든 여정을 보내고 있는 대원들이지만 표정에서는 힘든 기색을 찾을 수 없다. 그들은 가장 아름다운 시절인 청춘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18. 7. 2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대원들 중에는 대장정을 스펙쌓기의 일환으로 생각해서 참가한 경우도 있었다. 한남대학교 이재열 대원은 방학동안 계획했던 외국어 공부, 공모전 준비 그리고 12시간씩 하는 주말 아르바이트를 잠시 접어두고 참가했다. “처음에는 대장정 또한 스펙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힘든 21일을 보내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나는 쉬고 있다.”고 이 대원은 말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600km 가까이 되는 거리를 걷는 것이 오히려 ‘삶의 쉼표’가 됐다고 말하는 것이 요즘 청춘이다. 잠깐의 휴식에도 뒤쳐짐을 걱정해야만 했던 대원들에게 이번 대장정이 한 줄의 스펙보다 더 큰 의미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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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의 백미 ‘월드컵송’
대장정의 백미 ‘월드컵송’ 숙영지에 도착한 대원들에게 월드컵송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월드컵송은 전통적으로 국토대장정의 하루 마무리노래로 쓰이고 있다. 2018. 7. 2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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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관리는 필수
피부관리는 필수 숙영지에 도착한 대원들이 얼굴에 팩을 하며 피부관리를 하고 있다. 2018. 7. 2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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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신은 것 아닙니다.
양말신은 것 아닙니다. 대원들의 다리가 햇빛에 검게 그을려 양말을 신은 부분과 확연이 대조되고 있다. 2018. 7. 2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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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운 물집치료
고통스러운 물집치료 발에 물집이 생긴 한 대원이 숙영지에서 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2018. 7. 2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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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남아도는 청춘들
힘이 남아도는 청춘들 숙영지에 도착한 대원들이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2018. 7. 2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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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페이퍼가 된 조끼
롤링페이퍼가 된 조끼 롤링페이퍼로 변한 한 대원의 조끼 2018. 7 21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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