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술판 벌어지는 어린이공원 이대로 괜찮을까?

밤마다 술판 벌어지는 어린이공원 이대로 괜찮을까?

이하영 기자
입력 2018-07-30 16:24
수정 2018-07-3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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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저녁 서울 중구 한 어린이공원에 주민들이 모여 캔맥주를 마시고 있다. 어린이공원은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지만 밤마다 어른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지난 29일 저녁 서울 중구 한 어린이공원에 주민들이 모여 캔맥주를 마시고 있다. 어린이공원은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지만 밤마다 어른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일반 공원 음주 단속도 잘 안된다고 손 놓지 말고 별도 규제해야”

“이게 어른 술 마시는 공원이지 애들 놀이터예요? 저녁엔 애들 데리고 잘 안 나오죠.”

지난 29일 저녁 서울 노원구 번화가 인근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만난 상계동 주민 이모(41·여)씨는 이렇게 말했다. 공원 한복판에 ‘금연 금주 공원입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떡 하니 걸렸지만, 벤치마다 더위를 식히러 나온 사람들이 맥주를 벌컥 들이켜고 있었다. 공원 구석에선 한 30대 남성이 전화통화를 하며 담배를 뻐끔뻐끔 피워댔다. 안줏거리로 먹고 버린 음식물쓰레기로 75L 짜리 공원 쓰레기봉지가 미어터졌다. 쓰레기통 근처에는 소주병과 맥주캔이 나뒹굴고 있었다. 어린이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동네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어린이공원’은 성인들의 술담배를 위한 ‘성인공원’이 돼 있었다.

은평구 주택단지에 있는 어린이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번화가에서 도보 10분 이상 떨어진 한적한 동네에 있지만, 캔맥주와 안주 음식을 사들고 온 사람들로 공원이 붐볐다. 벤치에 자리가 차자 그네, 미끄럼틀까지 점거하고 술을 마셨다. 20대 젊은 연인부터 나이 든 남성 무리까지 연령도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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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저녁 서울 중구 한 어린이공원에 주민들이 모여 캔맥주를 마시고 있다. 어린이공원은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지만 밤마다 어른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지난 29일 저녁 서울 중구 한 어린이공원에 주민들이 모여 캔맥주를 마시고 있다. 어린이공원은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지만 밤마다 어른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서울 시내 1300여곳의 어린이공원은 매일 저녁마다 어른들의 음주 장소로 둔갑했다. 하지만 어린이공원 음주는 규제할 근거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에는 야외 음주에 대한 내용이 없다. 공원 야외 음주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서울시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시내 도시공원을 중심으로 ‘음주청정구역’을 지정해 운영했다. 그러나 어린이공원은 음주청정구역에도 속해 있지 않았다. 서울시청 건강생활팀 관계자는 “현행 음주청정구역부터가 잘되지 않아 (앞으로도) 어린이공원이 금주 지역으로 지정되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간 음주청정구역은 상위법에 근거하지 않은 지자체 운영 제도이다 보니 별다른 효력이 없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건강증진법에 ‘공원 내 음주금지’를 담자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대도 만만찮아 여전히 답보상태다. 최근 음주 단속에 어려움을 겪는 여러 지자체의 잇따른 요구로 보건복지부가 관련법 개정 준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어린이공원 음주는 일반공원 내 음주금지 논란과는 별개로 다뤄져 하루빨리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충만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팀 과장은 “지금처럼 어린이공원을 도시공원이라는 큰 개념으로 묶어버리면 자칫 야외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국립공원에 대해 일반공원과 별도의 규정을 두는 것처럼, 어린이공원은 ‘어린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키고 다른 공원과 별도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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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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