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민족대이동’ 시작…서울역·고속터미널 귀성객 몰려

한가위 ‘민족대이동’ 시작…서울역·고속터미널 귀성객 몰려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9-21 16:31
수정 2018-09-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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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들어 귀성 인파로 크게 붐벼…선물 들고 ‘고향 앞으로’

닷새간의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1일 서울시민들의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서울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등은 이날 이른 오전부터 평소보다 약간 혼잡한 모습이었다. 오후 들어 귀성이 본격화되면서 역과 터미널은 귀성객들로 붐볐다.

서울역에는 추석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려는 귀성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여행가방을 하나씩 챙겨 든 귀성객들은 대합실 벤치에 앉아 전광판에 뜨는 열차 정보를 수시로 확인했다. 자리가 부족하다 보니 바닥에 자리를 잡은 시민들도 있었다.

역사에 있는 패스트푸드점과 베이커리, 식당 등은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붐볐다.

이날 서울역을 출발하는 열차는 대부분 매진됐지만, 행여나 하는 마음에 서울역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왕왕 눈에 띄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부산행 열차만 입석 자리가 간혹 남아있고, 오늘 출발하는 열차는 입석까지 99% 매진된 상태”라고 전했다.

대구행 열차를 기다리는 안지현(21·여)씨는 “지난해 대입을 다시 준비하느라 할머니·할아버지 댁에 못갔는데 올해 대학에 합격해서 친척들을 오랜만에 만날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며 “이번 추석 연휴는 지난해처럼 길지 않아서 벌써부터 아쉽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후 들어 강남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도 대기석에 빈 의자가 아예 없을 정도로 귀성객으로 붐볐다.

홍삼이나 한우 등 다양한 선물세트를 손에 든 사람들이 밝은 표정으로 버스를 기다리면서 시끌벅적하게 얘기를 나눴다.

고향이나 부모님댁에 내려가는 것으로 보이는 부부들은 천진난만하게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면서 피곤한 표정으로 버스 탑승구를 찾기도 했다.

공무원시험 준비 1년 차라는 박모(24)씨는 “졸업을 유예하고 신림동 고시촌에서 혼자 살고 있다”면서 “목포로 내려가는데, 집에서도 학원 숙제를 해야 해서 가방에는 선물은 없고 고시공부 책뿐”이라며 힘없이 웃었다.

취업에 성공하고 처음 고향인 김해에 내려간다는 김우형(30)씨는 “1년 반 정도 취업 준비하는 동안에는 한 번도 내려가지 않았는데, 3개월 전 취업에 성공해서 홍삼 세트랑 한우 세트를 2개씩 샀다”면서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서 설렌다”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고향 집에서 서울에 있는 자녀를 만나러 ‘역귀성’ 한 어르신도 종종 눈에 띄었다.

아내와 함께 해남에서 올라온 이모(77)씨는 “자식들이 바쁘니까 우리가 왔지. 고기, 반찬, 과일 등을 싸왔다”면서 캐리어에 보자기로 싼 박스까지 들고 택시 승차장으로 향했다.

항공편을 이용한 귀성도 시작됐다. 이날 오후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는 대기석에 빈 좌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승객 스스로 티켓을 발권하는 ‘셀프 체크인’ 기기에도 최소 서너 명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평소 금요일에는 제주행 이용객이 많은 데다가 귀성객까지 몰리면서 공항이 다소 혼잡을 빚고 있다”며 “이용객들이 몰리고 있지만, 공항운영에 차질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제주도가 고향인 박온재(49)씨는 “추석 명절을 맞아 가족과 함께 부모님을 찾아뵈러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티켓 값이 비싸 자주 고향에 가지를 못하는데 부모님 살아계신 동안 자주 찾아뵈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급적 걱정 안 끼치고 잘 사는 모습 보이는 게 자식 된 도리”라며 “손자·손녀들 커가는 모습도 자주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추석 연휴 특별교통대책 기간 총 이동 인원은 3천664만 명으로 예측됐다.

하루 평균 611만 명이 이동하고 추석 당일인 24일에는 최대 76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은 고향 대신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카운터에는 출국 수속을 밟으려는 여객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전날보다 약 3만7천 명이 많은 20만8천580명이 21일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해 1월 제2터미널이 개장하면서 여객이 분산돼 혼잡은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다. 제2터미널의 출국장 혼잡도를 알리는 전광판에는 ‘원활’이라는 표시가 줄곧 떠 있었다.

출국장에서 만난 유모(63·여)씨는 “미국에 사는 아들이 최근 득남을 했는데 아이를 데리고 장거리 비행기를 탈 수 없어 남편과 미국에 다녀오기로 했다”며 “사진으로만 보던 손자를 직접 볼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공사는 추석 연휴 특별 교통대책 기간인 21∼26일 118만3천237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휴 기간에 공항이 가장 붐비는 날은 토요일인 22일로, 이날 하루 21만5천240명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공사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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