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피살 보육교사 유족 “범인 검거 희망 버리지 않았다”

9년 전 피살 보육교사 유족 “범인 검거 희망 버리지 않았다”

입력 2018-12-21 22:00
수정 2018-12-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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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명 유전자 대조했으나 ‘허탕’…증거 없어 장기간 제자리

2009년 2월 제주에서 발생한 보육 여교사 살인사건의 피의자 박모(49)씨가 21일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5월 박씨를 검거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이어 지난 18일 사전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한 끝에 박씨를 결국 구속했다.

올해 4월 재수사에 돌입한 후 두 번에 걸친 구속영장 신청을 거치면서 증거를 확보, 사건 해결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숨진 여성 보육교사 A(당시 27)씨의 유족은 연합뉴스 기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 “가족 모두 (범인 검거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며 (범인이 죗값을 받도록) 조금만 더 수고해 달라“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9년 10개월 전이다.

그때 제주에서는 여성들 사이에 ‘살인범이 택시를 타고 혼자 귀가하는 여성을 노리고 있다’ 공포의 괴담이 퍼질 만큼 파장이 컸다.

2009년 2월 1일 새벽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A(당시 27)씨가 실종됐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8일 제주시 애월읍 고내봉 동쪽에 있는 농로 배수로에서 A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행적을 추적한 결과 A씨는 1일 새벽 3시께 제주시 용담2동에서 남자친구를 만난 뒤 애월읍 구엄리 집으로 가려고 택시를 탔다. 이후 1시간 뒤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광령초등학교 인근에서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다.

실종 일주일 후인 8일 A씨는 제주시 고내봉 동쪽 농로 배수로에서 마을 주민에 의해 시신으로 발견됐다.

A씨의 집을 중심으로 시신은 서쪽으로 약 3㎞ 지점, 가방은 동쪽으로 약 14㎞ 지점,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가 파악된 곳은 북쪽으로 약 4㎞ 떨어져 있다.

당시 경찰은 누군가 A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과 유류품을 각기 다른 지점에 유기한 것으로 봤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 다른 지역으로 거처를 옮겼거나 퇴사 또는 전직한 운수업계 종사자를 중심으로 그들이 운전했던 차량에서 발견된 모발과 자동차 시트 커버, 컵과 장갑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감정을 의뢰하는 등 용의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도내 전체 택시 5천600대를 대상으로 수사했고, 유전자 채취와 대조작업을 한 택시기사만도 1천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할 만한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지 못하고 아무런 직접 증거를 찾지 못해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또 A씨의 부검에 참여한 부검의는 실종 직후 바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시신 발견 시점에서 불과 1∼2일 전에 숨졌을 가능성 있다는 의견을 밝혔으나, 경찰은 실종 당일 사망했다고 주장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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