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해도 흙수저” 청년층 굳어지는 계급론

“노력해도 흙수저” 청년층 굳어지는 계급론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19-01-09 23:10
수정 2019-01-10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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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층 이동 가능” 4년새 53→38%로

‘노력하면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최근 4년 새 15% 포인트가량 떨어져 이른바 ‘수저 계급론’ 인식이 고착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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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13년과 2017년 통계청의 사회조사를 분석한 결과, 자신의 계층 이동 가능성을 높게 본 30세 미만 청년이 2013년 조사에서는 53.2%로 절반 이상이었지만 2017년 조사에선 38.4%로 14.8% 포인트 감소했다고 9일 밝혔다. 부의 대물림이 고착화되면서 청년들의 계층 인식 변화가 수치로 확인될 만큼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의 이런 인식에는 가구 소득과 거주 형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계층이 한 단계 상승할 가능성에 대한 청년 인식은 월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보다 500만~700만원인 가구가 3.1배 높았다. 또 임대주택 거주자보다 자가주택 거주자가 1.3배가량 높았다. 이런 경향은 해가 갈수록 뚜렷하게 나타났다. 월 가구소득이 700만원 이상인 가구에 속한 청년층은 100만원 미만의 가구에 속한 청년층에 비해 주관적 계층의식(자신이 속한 계층에 대한 의식)이 한 단계 높아질 가능성이 2013년 5.2배에서 2017년 8.2배로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주관적 계층 의식 결정에서 개인의 능력보다 외부에서 제공되는 자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는 게 계층 이동에 더 유리하다는 청년층의 새로운 인식도 관찰됐다. 2017년 조사를 분석한 결과 청년들은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안 하는 것에 비해 계층 상승 가능성을 0.8배 낮춘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첫 취업이 계층 이동의 징검다리보다는 함정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이런 인식이 최근 정규직 등 좋은 일자리로 가고자 졸업을 유예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수저·흙수저 등 ‘수저 계급론’의 고착화는 다음 세대의 계층 이동에도 영향을 미쳐 사회발전의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9-01-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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