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서 우리가 이겼다고 전해요”…김복동 할머니 ‘눈물의 입관’

“하늘서 우리가 이겼다고 전해요”…김복동 할머니 ‘눈물의 입관’

입력 2019-01-30 16:29
수정 2019-01-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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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정의연 관계자 등 40여명 참관…“꽃길만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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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동 할머니 입관실 나서는 이용수 할머니
김복동 할머니 입관실 나서는 이용수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왼쪽 두번째)가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김복동 할머니 입관식을 마친 뒤 입관실을 나서고 있다. 2019.1.30 연합뉴스
“이겼어. 많이 노력해서 일본에 이겼어. 하늘나라 가서 할머니들에게 전해요. 내가 이겼다고.”

30일 오후 3시께 진행된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입관식에서 이용수 할머니는 김 할머니에게 이같이 속삭였다.

이날 김 할머니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입관실에서 진행된 입관식에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 김동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장, 손영미 위안부 할머니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등 40여명이 함께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나머지는 용수가 한다고 할머니들에게 전해”라며 김 할머니의 시신을 만지며 오열했다.

윤미향 대표는 “애 많이 쓰셨어요. 남은 것은 우리에게 다 맡겨주세요”라며 “할머니와 함께한 27년은 너무 행복했고, 고맙습니다. 사랑해요”라고 이야기했다.

김 할머니를 향한 ‘마지막 한마디’가 시작되자 참관인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이들은 “할머니 좋은 곳에서 만나요”라고 말하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이 할머니는 “우리 언니 장하다. 잘 가”라며 입관식 내내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를 지켜보던 참관인들 역시 함께 눈물을 흘리며 김 할머니를 추모했다.

김 할머니를 모신 관에는 연꽃 6송이와 붉은색, 흰색 등의 꽃들이 바닥에 놓여 있었다. 쌓인 꽃 위로 김 할머니를 옮기자 윤 대표는 “이제 가시밭길 걷지 마세요. 꽃길만 걸으세요”라고 말했다.

이어 참관인들은 붉은 장미꽃을 관 안에 헌화하고 두 차례 큰절과 한 차례 반절을 한 뒤 김 할머니와의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대장암 판정을 받은 김 할머니는 지난 28일 병원에서 향년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날 입관식에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노조와 조계종 관계자와 예불 의식을 위한 스님 5명도 함께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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