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승리 단톡방에 “경찰총장이 뒤봐준다”…커지는 유착 의혹

2016년 승리 단톡방에 “경찰총장이 뒤봐준다”…커지는 유착 의혹

이하영 기자
입력 2019-03-13 18:23
수정 2019-03-1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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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보도 무마 관련 언급도 있어
경찰 “구체적 사실, 이름없는 정황 수준”
업주-경찰 유착 고리 의혹 강씨는 구속영장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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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정준영 휴대전화 복원 업체 압수수색
경찰, 정준영 휴대전화 복원 업체 압수수색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을 둘러썬 의혹들을 파헤치고 있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13일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유포 혐의와 관련해 과거 정준영이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것으로 알려진 강남의 민간 포렌식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갖 범죄 정황이 담긴 ‘판도라의 상자’인 가수 정준영(30)과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 내용이 공개되면서 ‘버닝썬’ 사건 수사의 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40여일간 수사해온 경찰이 곤혹스럽게 됐다. 버닝썬 관련 여러 의혹 중 유독 업주-경찰 간 혐의에 대한 수사만 큰 진척을 못 보고 있는 상황에서 “정준영과 승리의 카톡 대화방에 경찰과의 유착이 의심되는 내용이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승리와 정준영의 카톡 기록을 공익 신고한 방정현(40·변호사시험 3회) 변호사는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카카오톡) 내용을 봤을 때 경찰과의 유착이 굉장히 의심되는 정황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름을 얘기하지는 않는데 어떤 특정 계급이랄까. 이걸 얘기한다”면서 “쉽게 얘기해 그들 중에 ‘누가 그분하고 문자 온 것 봤어? 뭐 어떻게 했어? 연락 했어?’ 이런 식의 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 변호사는 또 “개인적인 비위라든지 어떤 문제들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 그런 식(경찰 고위직을 통해 무마)으로 처리했다는 대화가 있다”면서 “‘사건이 어떻게 해결·무마됐고, (경찰로부터) 생일 축하한다고 전화 왔어’ 이런 식의 대화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찰 고위직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일선 경찰서) 서장 수준은 아니다. 더 위 (직위)”라고만 말했다.

방 변호사는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카톡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을 때 “조사 내용이 ‘자료를 어떻게 입수했느냐’부터 시작해 내가 느끼기에 제보자가 누군지 파악하려고 하는 식이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또 다른 유착 의혹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추상적인 정황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준영·승리) 대화방에는 경찰의 이름 등 (인물이) 특정된 내용은 없고, 구체적 사실도 현재까지는 없다”면서 “다만 대화 내용 중 ‘경찰총장’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것은 앞으로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찰총장’은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의 오기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정준영 등의 카톡방에서는 2016년 7월쯤 “옆 업소가 우리 업소 사진을 찍어(단속 기관에) 찔렀는데 경찰총장이 걱정말라고 하더라’라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다.

또 경찰은 음주운전 보도 무마 관련 카톡 내용에 대해서는 “음주단속에 적발됐는데 연예인이니까 언론에 나올까 두려워서 지인에게 부탁해 보도가 나오는 것을 막았다는 취지의 내용”이라면서 “(해당 사건은) 정식 사고 처리해서 벌금형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연예인은 그룹 소속의 남성 가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기존 유착 의혹 수사조차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전직 경찰 강모(44)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영장을 청구했다. 강씨는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해주겠다며 공동대표 이모(46)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강씨에게 2000만원을 줬다”는 진술을 받은 것이 결정적 증거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강씨로부터 뇌물을 받고 관련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관들의 실제 돈을 받은 증거는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속영장 청구 사실이 알려진 뒤 강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경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다”며 “(이 대표와 자신의 부하직원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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