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알고도 제품 출시했다

애경,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알고도 제품 출시했다

곽혜진 기자
입력 2019-05-02 09:53
수정 2019-05-0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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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애경산업 본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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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애경산업이 ‘가습기 메이트’의 유해성이 담긴 연구 보고서를 확보하고도 제품을 출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재수사하는 검찰은 애경이 ‘가습기 메이트’가 출시된 2002년 9월 이전에 SK케미칼로부터 ‘가습기살균제의 흡입 독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오늘(2일) 밝혔다.

해당 연구 보고서는 가습기 살균제를 처음 개발한 시점인 1994년 10월부터 12월까지 서울대 이영순 교수팀이 실험한 결과를 담고 있다. 당시 연구팀은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인해 백혈구 수가 변화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유해성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그러나 유공(SK케미칼의 전신)은 추가 연구를 진행하지 않고, 1994년 11월 가습기 메이트를 출시했다. 이후 SK케미칼은 유공의 가습기 살균제 사업 부문을 인수한 후 이 보고서를 검토하고도 제품을 판매한 혐의로 애경과 함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2013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자, SK가 이 실험보고서를 은폐한 정황도 드러났다. 애경 역시 이 보고서를 갖고 있었지만, 2016년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인멸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애경산업이 가습기 메이트의 유해성을 알고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표시한 채 판매한 행위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의 주요 근거로 보고 있다. 애경 측은 “SK케미칼에서 원료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주지 않아 유해성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원료인 PHMG·PGH는 2011년 유해성이 인정돼 옥시 책임자들이 처벌받았다. 반면 SK·애경·이마트의 CMIT·MIT는 유해성이 아직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그러다 관련 연구가 이어지고, 환경부가 지난해 유해성 연구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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