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이 들려요” “초등학교 중퇴”…여전한 병역면탈 백태

“환청이 들려요” “초등학교 중퇴”…여전한 병역면탈 백태

신성은 기자
입력 2019-07-02 10:21
수정 2019-07-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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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정신질환 위장’ 등 69명 적발…근년 들어 오히려 증가추세

A(27) 씨는 지난해 우울증·환청 증세로 입원 치료와 외래진료를 받았다는 증빙서류를 병무 당국에 제출하고 병역을 면제받았다.

그러나 A 씨의 ‘꾀병 행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가 병역면제를 받자마자 병원 치료를 중단하고 자동차운전면허를 취득하는가 하면 해외여행을 다닌 사실이 특별사법경찰의 기획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기소된 A 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받았다.

외국대학으로 진학한 B(22) 씨는 최종 학력을 ‘초등학교 중퇴’라고 속여 병역을 면제받았고, C(24) 씨는 병역판정검사에 앞서 관장약 등을 복용하는 수법으로 체중을 급격히 감량해 병역의무를 회피했다.

2일 병무청의 ‘2018 병무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이 같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가 특별사법경찰에 적발된 인원은 A, B, C 씨를 포함해 모두 6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보면 ▲ 정신질환 위장 7명 ▲ 학력 속임 10명 ▲ 생계감면 3명 ▲ 허위장애등록 1명 ▲ 척추질환 4명 ▲ 고의문신 9명 ▲ 고의체중 증·감량 31명 ▲ 기타 4명(정형외과 2명, 청력 1명, 키 늘이기 1명) 등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15명으로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병무청이 의도적인 병역면탈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각종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부정과 비리 행위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병역면탈 적발 인원은 2015년 47명에서 2016년 54명, 2017년 59명, 2018년 69명 등으로 매년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특별사법경찰이 출범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적발된 병역면탈 인원은 총 326명에 달한다.

병역 면탈자에 대한 추적과 적발은 상당 부분 제보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실제 병역면탈 사례는 적발된 인원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2년 이후 적발된 전체 병역 면탈자 326명 중 현재까지 기소된 인원은 168명으로, 이 중 대부분인 124명(73.8%)이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징역형은 7명에 불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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