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의 슬픈 연말…“난로없이 5~6시간 분류 핫팩·장갑으로 버틴다”

택배노동자의 슬픈 연말…“난로없이 5~6시간 분류 핫팩·장갑으로 버틴다”

김정화 기자
입력 2019-12-23 23:38
수정 2019-12-24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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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더하기, 대한통운 앞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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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배달노동자 캠페인사업단 ‘희망더하기’ 회원들이 23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의 노동 환경 개선과 혹한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택배·배달노동자 캠페인사업단 ‘희망더하기’ 회원들이 23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의 노동 환경 개선과 혹한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혹독한 추위에도 장갑과 핫팩만 가지고 대여섯 시간의 바깥 노동을 버텨야 하는 택배·배달노동자들이 사측에 최소한의 난방기라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택배 물류가 폭증하면서 추위와 싸워야 하는 노동자들의 고충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라이더유니온 등이 결성한 택배·배달노동자 캠페인사업단 ‘희망더하기’는 23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는 영하의 추위와 미세먼지가 반복되는 가혹한 환경에서 오랜 시간 물품 분류 작업을 하는데, 택배사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화물차가 가져온 택배 물품을 분류하는 곳을 ‘터미널’이라고 부른다. 노동자들은 이곳에서 수시간씩 서서 일하면서 추위에 시달린다. 한 노동자는 “터미널은 물건이 돌아가는 레일 위에 지붕만 얹은 구조”라면서 “비나 눈이 오면 온몸이 다 젖는다. 냉난방 시설이 전혀 안 되어 있다”고 말했다. 물류 현장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스스로 마련한 장갑과 핫팩으로 추위를 버티고 있다. 개인 돈으로 난방기를 사더라도 회사 측이 작업장 전력 공급 문제와 화재 위험 등을 들어 켜지 못하게 한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이다.

희망더하기가 지난 10월 전국 일반택배업체 소속 택배 노동자를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2시간이었다. 응답자의 35%는 야외 물류 분류 작업을 하루 평균 5~6시간 한다고 답했다.

희망더하기는 “택배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월 300시간이 넘는다. 다른 임금노동자의 월간 근로시간의 두 배 길이”라면서 “지난해 택배 부문 매출액 합계가 3조 6000억원이 넘은 택배 3사(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의 성장 이면에는 택배원들의 땀과 눈물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택배사는 난로 하나 없는 혹한기 야외노동에 대해 난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12-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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