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시간에 어떻게 줄 서나…판매처 늘리고, 시간대 다양화해야”
마스크 쓴 출근길
코로나19 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24일 아침 서울 광화문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대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농협 하나로마트, 우체국 등에 마스크 물량을 유통하면서 이들 공적 판매처는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로 매일 아침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마스크 수요가 많다 보니 공적 판매처는 한 명당 개수 제한을 두고 선착순으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직장인들은 공적 판매처를 사실상 이용할 수 없다며 울상이다.
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 앞 인도에는 오전 6시 30분께부터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해 영업이 시작되는 오전 10시에는 수백명이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판매 예정인 마스크 물량은 630장으로, 한 사람당 세 장씩 총 210명이 구매할 수 있다. 번호표는 오전 중 배부하고, 실제 마스크 판매는 오후 2시에 시작한다. 이 마트에서 마스크 공적 물량을 공급받아 팔기 시작한 이래로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된 풍경이다.
하지만 업무로 회사에 발이 묶인 직장인은 한숨만 내쉰다.
관악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29)씨는 “정부가 마스크 물량을 확보해서 판매한다길래 ‘이제 마스크 구하기가 수월해지겠구나’ 생각했는데, 농협 마트에서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바로 깨달았다”고 한탄했다.
그는 “주변에서는 어머니나 동생이 대신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혼자 자취하는 사람들에겐 해당이 없다”며 “이전처럼 인터넷을 뒤지며 마스크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 소재 중소기업에 다니는 성모(30)씨도 “사람들이 오전 9시부터 (공적 판매처에서) 기다리다가 마스크를 산다는데, 직장인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성씨는 “한번은 오후 2시까지 우체국에 오면 마스크를 살 수 있다고 공지가 와서 차를 타고 멀리까지 갔는데, 도착해보니 오전 11시에 이미 다 팔리고 없었다”며 “근처에 있는 하나로마트도 가봤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고 토로했다.
일부에선 현장 대기, 선착순 중심으로 운영되는 공적 판매처 마스크 판매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직장인 오모(27)씨는 “마스크 물량이 농협 마트를 중심으로 소수 판매처에 집중되다 보니 긴 대기 줄이 생기는데, 판매처를 다양화해 물량을 분산시켜야 한다”며 “주민센터에서 마스크를 구매해 일괄적으로 분배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에서 혼자 사는 직장인 이모(26)는 “현재 공적 판매처는 접근성이 좋지 않다”며 “판매 시간대를 조정하거나 판매처를 다양화해 직장인들도 공적 판매처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