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질책에도 또 감수성 부족한 대책

연합뉴스
밤샘 대기 이제는 그만…
영하 5도의 꽃샘추위가 닥친 5일 새벽 패딩 점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경기 고양시 코스트코 일산점을 빙 둘러 서 있다. 이날 이 매장에 500상자의 마스크가 입고된다는 소식을 들은 700여명은 구매 번호표를 받으려고 밖에서 대여섯 시간을 기다렸다. 공적 마스크 판매 조치가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수급 불안이 해결되지 않자 정부는 이날 추가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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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는 ‘마스크 구입 5부제’(월요일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년생)를 도입해 출생 연도에 따라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1981년생과 1986년생은 월요일에 마스크를 살 수 있고, 1982년생과 1987년생은 화요일에만 구매가 가능하다. 주말엔 주중에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들 손에 쥐어지는 마스크 숫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또 약국의 마스크 보유량을 알려 주는 시스템도 없어 마스크를 찾아 동네 약국을 돌아다녀야 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만은 약국별 마스크 보유량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을 만들어 시민들의 불편함을 줄였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선 신분증과 구매이력을 확인받아야 하기 때문에 주민등록증이나 여권 같은 신분증을 챙겨야 한다. 이는 성인과 미성년자, 외국인 모두 해당된다. 장애인은 대리인이 장애인등록증을 지참하면 예외로 허용해 주고, 미성년자는 부모가 마스크를 살 수 있는 날 같이 구매가 가능하게 했다. 그래도 노인과 아이들은 반드시 본인이 직접 가야 마스크를 살 수 있다. 이번 대책은 문 대통령이 빈약한 ‘정책 감수성’을 질타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은 “필요한 경우 마스크의 최고 가격을 즉시 지정해 일정 가격 이상으로 유통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서울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20-03-0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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