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에 자영업자 시름
체육관·헬스장 등에 회원 한 명도 없어“사스· 메르스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주짓수 등 일부 종목은 ‘서비스업’ 분류
자발적 거리두기 했지만 지원금 못 받아
임시방편인 긴급대출도 승인까지 한참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는 김광연씨가 텅 빈 센터를 바라보고 있다. 평소 200명 정도의 회원이 드나들던 김씨의 센터는 5주 동안 휴관에 돌입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서울 송파구에서 7년째 주짓수 체육관을 운영하는 최용원(40)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2월부터 한 달 넘게 체육관 문을 닫았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2주 연장됐지만 체육관 문을 다시 열기로 했다. 신규 회원의 발길은 뚝 끊겼고, 환불을 요구하는 회원도 늘었기 때문이다. 3월 한 달에만 170만원의 적자가 났다. 최씨는 “월세 130만원, 관리비 40만원에 사범 한 분의 인건비 150만원까지 고정비용이 만만치 않다. 지난달엔 사범님께 한 달치 월급을 다 줬지만 이번 달은 어려울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장으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더 버티기 어렵다”며 영업 재개를 결심한 자영업자들도 늘었다. 이들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경기 성남시에서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는 김광연(38)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2주 더 동참해 오는 19일까지 센터 문을 닫기로 했지만 걱정이 크다. 그는 “평소 회원 수가 200명이 넘는 곳이지만 지금은 단 한 명도 못 받고 있다. 수익이 0원”이라며 “사스 때도, 메르스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버티다 못해 다시 문을 여는 자영업자들도 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녹록지 않다. 고양시에서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는 안모(52)씨는 “임대료 부담이 너무 커 더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센터 문을 열기는 했지만 정작 손님은 없고 환불을 요구하는 회원들만 찾아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바라는 것은 실생활을 꾸려 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대책이다. 김씨는 “정부가 지원하는 소상공인 대출이 3000만원인데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나 지자체가 강습권, 회원권 바우처를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등 맞춤형 지원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보습학원 원장인 김모(55)씨는 “대출 심사를 기다린 지 2주가 넘었는데 언제 나올지 모르겠다”면서 “된다 해도 임시변통일 뿐 다시 돈을 벌기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긴급재난지원금을 공무원이나 대기업 직원 등 고정적 수입이 나오는 사람에게까지 준다고 하는데, 정말 필요한 이들을 더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원의 사각지대가 크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씨가 운영하는 주짓수 체육관의 경우 지자체 휴업지원금을 받는 대상인 ‘체육도장업’에 해당하지 않는다. 실제 해당 지자체에서 주짓수 체육관은 ‘서비스업’으로 분류한다. 주짓수라는 종목 자체가 대한체육회에는 등록돼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을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덕환 경기도주짓수회 전무이사는 “종목 특성상 운동을 하면서 2m 간격을 유지할 수 없기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데도 지원을 받지 못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0-04-10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