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동지들 생각하며 버텨…나보고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

윤미향 “동지들 생각하며 버텨…나보고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20-06-07 18:03
수정 2020-06-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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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숨진 쉼터 소장 추모사

“이런 지옥의 삶 살 지 생각도 못해”
언론·검찰에 분노 표출 “매일 괴롭혀”

“소장님 영혼 살피지 못했다” 토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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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눈물을 흘리며 관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검찰이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이곳 소장 A(60) 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0.6.7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눈물을 흘리며 관계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검찰이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이곳 소장 A(60) 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0.6.7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전날 사망한 서울 마포구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소장 A(60)씨와 관련해 “나랑 끝까지 가자고 해놓고 그 고통, 괴로움 홀로 짊어지고 가셨으니 나보고 어떻게 살라는 것이냐”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추모사에서 “악몽이었다”며 “2004년 처음 우리가 만나 함께 해 온 20여년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런 날이 닥칠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했다. 우리 (김)복동 할매 무덤에 가서 도시락 먹을 일은 생각했었어도 이런 지옥의 삶을 살게 되리라 생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 ‘대표님, 힘들죠? 얼마나 힘들어요’ 전화만 하면 그 소리를 했다”며 “나는 그래도 잘 견디고 있다고 하면 ‘미안해서 어쩌나요’라고 했던 우리 소장님”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이 쉼터 초인종 소리 딩동 울릴 때마다, 그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감,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말도 적었다.

그는 “저는 소장님과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온 동지들을 생각하며 버텼다”며 “뒤로 물러설 곳도 없었고 옆으로 피할 길도 없어서 앞으로 갈 수밖에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버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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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7일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앞에서 소장의 사망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0. 6. 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7일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앞에서 소장의 사망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0. 6. 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윤 의원은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 부여잡고 씨름하느라 우리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다”며 “정말로 미안합니다”라고도 했다.

그는 “쉼터에 오신 후 신앙생활도 접으셨고, 친구관계도 끊어졌고, 가족에게도 소홀했고, 오로지 할머니, 할머니”라며 “명절 때조차도 휴가 한 번 갈 수 없었던 우리 소장님. 당신의 그 숭고한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내 가슴 미어진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외롭더라도 소장님, 우리 복동 할매랑 조금만 손잡고 계시라”며 “우리가 함께 꿈꾸던 세상, 복동할매랑 만들고 싶어 했던 세상, 그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편히 쉬소서”라는 글로 끝을 맺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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