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기각 결정에도 또다시 관할이전 신청
1심서 징역 8개월에 집유 2년사자명예훼손 항소심 재판 관련
대법에 관할이전 지난 11일 신청
자택 나서는 전두환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두환 씨가 30일 오전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20.11.30/뉴스1
전두환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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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사자명예훼손 항소심 재판과 관련해 대법원에 관할 이전을 신청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인은 관할 법원이 법률상 이유 또는 특별한 사정으로 재판권을 행할 수 없을 때나 재판의 공평을 유지하기 어려운 염려가 있을 때 관할 이전을 신청할 수 있다.
앞서 1심에서도 전씨는 서울에서 재판을 받겠다며 재판부 이송 신청을 냈으나 2018년 7월 11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기각됐다. 같은 해 9월 전씨는 다시 서울에서 재판을 받겠다며 관할 이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재항고도 대법원에서 기각 결정이 나왔다.
전씨는 2017년 펴낸 회고록에서 5·18 기간 군이 헬기 사격한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 출석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0. 4. 2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020. 4. 2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광주법원 떠나는 전두환
전두환 전 대통령이 27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하고 나서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0.4.27 연합뉴스
판사 “직접 목격자 8명 진술 객관적”1심 재판부인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30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해자인 조비오 신부를 제외한 헬기 사격 직접 목격 증인 16명의 증언을 살펴보면 이 중 8명의 진술은 충분히 믿을 수 있고 객관적 정황도 뒷받침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1980년 5월 21일과 5월 27일 각각 500MD 헬기와 UH-1H 헬기로 광주 도심에서 헬기 사격이 있었음이 충분히 소명됐다며 조 신부가 목격한 5월 21일 상황을 중심으로 유죄를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헬기 사격 여부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쟁점”이라면서 “피고인의 지위, 5·18 기간 피고인의 행위 등을 종합하면 미필적이나마 헬기 사격이 있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씨가 2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동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0. 4. 2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열린 지난달 30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전 전 대통령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서울신문DB
특별사면 취지 무색”…전두환 시종 졸아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변호인은 목격자 수가 적고 공격형인 500MD 헬기의 1분당 발사 속도로 볼 때 소량 기총소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러나 끊어 쏘기로 발사량 조정이 가능하고 40년 전 일이고 제반 증거에 부합하는 목격 증인들이 한정됐다”고 설명했다.
광주에 출동했던 군인 증언에 대해서도 “대체로 헬기 사격이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일부는 검찰과의 전화 조사에서 ‘위협 사격하라는 소리를 듣고 명령권자를 물어보니 연락이 끊겼다’고 진술하는 등 헬기 사격을 지향하는 진술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재판 내내 한 차례도 성찰하거나 사과하지도 않아 특별사면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고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피해자를 비난하는 회고록을 출간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다만 이 재판이 5·18 자체에 대한 재판은 아니어서 피해자가 침해받은 권익의 관점에서 판단했다”고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배경을 밝혔다.
재판장은 형량을 선고하기 전 5·18 민주화운동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피고인이 고통받아온 많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길 바란다고 밝혔지만 전씨는 이날도 재판 내내 시종일관 조는 모습을 보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한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 관련 단체 회원들이 전두환의 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2020. 11. 3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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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한 3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 관련 단체 회원들이 전두환의 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2020. 11. 3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