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왔는데 이사장이 부재중이냐” 큰소리
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노조 사과 촉구 성명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노동조합은 김 의원이 국회의원의 권한을 악용해 막말과 갑질을 일삼았다고 29일 주장했다. 피감기관 소속 공공기관 직원들이 국회의원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노조는 전날 ‘김수흥 의원은 익산시를 흥하게 하려는가. 망치려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타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는 비인격적이고, 오만한 익산 지역구 의원을 모든 시민들에게 고발하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들이 국가식품클러스터(국식클) 발전을 위해 쏟은 노력들이 김 의원에 의해 철저히 무시됐다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3일 김 의원이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과 그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비롯됐다.
김 의원은 방문 당일 오후 9시 16분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정부가 추진한 국가산단 중에 매출과 고용창출이 턱 없이 부족한 곳은 익산밖에 없고, 기업유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낯부끄러웠다”고 지적했다. 전북도와 익산시, 진흥원의 노력도 문제 삼았다.
이에대해 노조는 김 의원이 국식클을 방문하면서 부터 모든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갑질을 하고 막말을 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노조에 따르면 김 의원은 자신이 방문한 시간 대에 김영재 이사장이 사전 업무 일정으로 자리에 없자 ‘이사장이 도대체 누구를 만나러 갔기에 국회의원이 왔는데 부재 중이냐. 두고 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어 특정직원에게 갑자기 “당신 낙하산이냐”는 식으로 공개적인 망신을 주는 등 인격적인 모독을 이어갔다.
노조는 또 “업무보고가 진행되는 모든 사안에 대해 담당자의 설명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전북도와 익산시, 국식클 관계자들을 무능한 사람들로 몰았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또 ‘오해가 있다’며 업무를 설명하려는 직원은 아예 발언을 금지시켜 그 자리에선 그 누구도 국회의원이라는 권력 앞에서 해명할 기회도 제대로 갖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와 국식클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익산 지역구 의원이 기업유치에 불이 붙은 마당에 이런 게시물을 올려 오히려 기업유치의 저해요인이 될 것”이라며 “일방적인 비난을 퍼붓는 것은 물론 국회의원 단 한 명의 정치에 국식클 활성화를 위해 뛰었던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유린당하는 것에 큰 상실감을 느낀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대해 김수흥 의원 측은 “최근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방문해 쓴소리를 한 사실은 있으나 건설적인 지적과 비판을 했다. 노조가 사실과 다른 왜곡을 했다”고 해명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의원실의 입장을 조율 중이다. 앞선 입장문에 밝힌 내용은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김 의원의 사과가 이행되지 않은 경우 다음 행동에 들어갈 것이라 예고했다. 입주기업 대표들도 협의회를 통해 공식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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