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노숙인, 확진돼도 거리로… 쪽방촌서 ‘콜록’ 했다가 쫓겨나기도

갈 곳 없는 노숙인, 확진돼도 거리로… 쪽방촌서 ‘콜록’ 했다가 쫓겨나기도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1-12-02 01:30
수정 2021-12-0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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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집단감염 내몰리는 주거취약계층

보호시설, 공간분리 없어 사실상 방치
복지 예산 감액… 칸막이 설치만 늘려

코호트 격리 사망 유족, 국가배상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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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인 쪽방촌 주민 강모씨가 1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주민협동회 사무실 구석에 누워 있다. 강씨 뒤편에는 하루에 한 번 배달되는 도시락이 놓여 있다. 최봉명 돈의동주민협동회 간사는 “최근 쪽방촌에서 확진자가 60명 이상 급증했지만 응급 이송이 지연되고 있다”며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주민들에 대한 당국의 방역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사흘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인 쪽방촌 주민 강모씨가 1일 서울 종로구 돈의동주민협동회 사무실 구석에 누워 있다. 강씨 뒤편에는 하루에 한 번 배달되는 도시락이 놓여 있다. 최봉명 돈의동주민협동회 간사는 “최근 쪽방촌에서 확진자가 60명 이상 급증했지만 응급 이송이 지연되고 있다”며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인 주민들에 대한 당국의 방역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노숙인 등 주거취약계층이 열악한 거처에 방치되면서 감염 확산을 키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빈곤사회연대, 홈리스행동 등으로 구성된 2021홈리스추모제공동기획단은 1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에 주거취약계층 확진자 시설 이송 방안과 치료 대책 등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기획단이 자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말부터 서울 용산구, 영등포구, 중구 등의 노숙인 시설, 쪽방촌, 고시원 등에서 발생한 노숙인 확진자 수는 150명을 훌쩍 넘었다. 서울역 노숙인시설 집단감염으로 100여명이 확진됐던 지난 1월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현장 활동가들은 “감염된 노숙인들은 입원, 생활치료센터 입소는커녕 통상 일주일에 이르도록 자가격리가 불가능한 쪽방, 고시원이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없는 컨테이너에 격리되는 등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쪽방 임대업자들은 열, 기침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만 보여도 거주민들을 퇴거시키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노숙인 고모씨는 갈 곳이 없어 서울역광장 모퉁이에 우두커니 서 있어야 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경찰관이 유관기관에 인계하려고 했으나 어떤 기관도 고씨를 맡지 않으려고 했다고 한다. 관할 보건소도 “환자를 이송할 장소가 없으니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 서 계시라”고만 했다. 보건복지부 지침상 감염에 취약한 주거 공간에 사는 노숙인은 자가격리 대상이 아니지만 병상 배정 이전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던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하루 504명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노숙인일시보호시설 7곳을 운영 중이다. 7곳 중 6곳은 5.4㎡(1.6평)보다 좁은 공간을 1인당 취침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곳은 공간 분리가 완전히 되지 않는 칸막이로 돼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동으로 사용한다. 90명이 한 건물에서 생활하거나 60명이 한 층에서 생활하는 곳도 있다.

현재 서울시의회가 심의 중인 2022년도 서울시 노숙인 지원 관련 예산은 코로나19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일부 방역 관련 예산은 오히려 줄어들기도 했다. 약 5억 5000만원이 책정된 노숙인 복지시설 기능보강 예산이 4억 1000여만원으로 25% 감액됐고 노숙인환자 간병사업으로 책정된 3억 7000만원도 전액 삭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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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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