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A씨에 따르면 신학대학에 다니던 10여년 전 전북 전주의 한 교회에서 교육 전도사로 일하고 있었다. A씨는 당시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예배를 준비하는 일을 맡았다.
15살 때부터 성직자가 꿈이었던 A씨는 학업을 병행하며 교육 전도사로서의 역할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에 교회 측은 A씨가 해외 선교사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전도사로 일한지 1년이 지난 2012년 가을 무렵부터 교회에서 생활하게 됐다. 집과 교회를 오가며 이른 시간에 새벽 예배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A씨에게 목사가 숙식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게 불행의 첫 시작이었다. A씨는 새벽 기도를 앞두고 교회 유아실에서 잠을 자다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잠에서 깼는데 목사가 몸 위로 올라와 성폭행을 했다”며 “너무 놀랐고, 무서워서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잠을 자는 척 하는 것 뿐”이라고 끔찍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목사는 이 사건 이후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거나 특정 신체 부위를 찍어 사진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A씨는 하루하루 피가 말랐다. 언제 또 목사가 검은 손길을 뻗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1년이 지난 어느날, 목사는 A씨와 단둘이 교회에 남게 되자 또 다시 성폭행을 시도했다.
당시 A씨는 기지를 발휘해 “문이 열려 있어 신도들이 들어올 수 있다”고 말한 뒤 재빨리 다른 장소로 도망을 갔고, 때마침 교회로 온 목사 부인에 의해 범행은 중단됐다.
결국 A씨는 선교사의 꿈을 포기하고 교회를 떠났고, 성직자의 꿈도 접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심한 우울증을 앓게 됐고, 여러 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A씨는 “15살 때부터 성직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사건 이후로 모든게 끝났다”라며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가족들에게 말할 수조차 없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나중에 알고보니 피해를 당한 것이 나뿐만이 아니었다. 교회 여성 신도 중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당한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심지어 유치원생 때부터 목사가 몸에 손을 댔다는 피해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뒤늦게 성범죄 피해를 알게 된 A씨 가족들이 목사를 직접 찾아갔지만, 목사는 ‘성폭행이 아니라 성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목사는 뻔뻔하게도 성폭행이 아닌 자연스러운 성관계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최근 집까지 찾아와 경찰을 불러 되돌려 보냈는데 다시 5분 만에 찾아와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