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처벌, 안전 조치 의무 실행이 관건
삼표산업 지난해에도 근로자 2명 숨져
매몰자 구조 이어지는 양주 토사 붕괴 사고 현장
29일 토사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삼표산업 골재 채취장에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2.1.29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사흘만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법 적용에 따라 삼표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실제 처벌을 받을지 주목된다. CEO 처벌은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경영책임자가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조치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에 따라 갈린다.
전날 고용노동부는 삼표산업의 양주사업소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함에 따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중대산업재해란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가운데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에 해당된다. 삼표산업 사고의 경우 매몰된 3명 가운데 1명은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2명이 이미 숨졌기 때문에 중대산업재해에 해당된다.
또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인 사업이나 사업장에 적용된다. 삼표산업 직원은 930명으로 법 적용 대상이다.
삼표산업은 수도권 최대 레미콘 회사 가운데 하나로 수도권 내 레미콘과 골재사업으로 성장해 왔다. 레미콘 사업의 경우 서울 성수·풍납, 경기도 광주·양주·동서울·연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18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골재 사업은 이번에 사고가 난 경기 양주를 포함해 인천·파주·화성·안성·예산 등 6개의 석산에서 골재를 생산하고 있다.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매출은 약 6535억원, 영업이익은 109억 3000만원에 이른다.
삼표산업에서는 지난해에도 두 차례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포천사업소에서 근로자 1명이 굴러떨어진 바위에 깔려 숨졌고 같은 해 9월에는 성수공장에서 근로자 1명이 덤프트럭에 부딪혀 사망했다.
노동부는 전날 사고 직후 삼표산업에 사고 현장의 작업을 전면 중단하도록 했다. 삼표산업이 비슷한 작업을 진행 중인 다른 현장에 대해서도 작업을 중지하도록 조치했다. 삼표산업에 대한 특별감독도 추진할 예정이다.
안경덕 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두 건의 산재사망 사고가 발생한 기업체에서 다시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며 “이 사고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 책임자의 안전 보건 관례 체계 구축,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의무 등에 대해 철저하게 책임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