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응 못 끌어낸 서울시 인상안
기본 2㎞ 3800원→1.6㎞ 4800원밤 10시 할증해 심야 운행 유도
기사 “불만족” 시민 “비용 부담”
‘평균 200만원’ 급여 올릴 필요
서울시는 지난 1일 택시 기본요금을 내년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 등을 담은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요금 조정계획(안) 의견청취안’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안에 따르면 내년 2월부터 서울의 전체 택시 7만 1764대 중 거의 대부분인 중형택시 7만 881대에 대해 기본요금을 1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거리 관련 요금도 인상된다. 기본거리는 현행 2㎞에서 1.6㎞로 줄이고 거리 및 시간 요금을 각각 소폭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현재 심야할증 시간(밤 12시~익일 오전 4시)도 2시간 늘려 밤 10시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택시운송 수입이 23% 감소하는 등으로 인해 택시 업계를 떠났던 기사에 대한 유인책인 셈이다.
실제로 심야시간대 택시 수요·공급 불균형은 심각하다. 지난 4월 일상회복 조치에 따라 심야 택시 이용 수요는 급증했지만 택시 공급대수는 2019년 4월과 비교해 올 4월에 7000여대가 부족했다.
요금 인상을 바라보는 기사과 시민 모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법인택시기사 김모(72)씨는 12일 “특정 귀가 시간에 몰리고 장거리가 많은 야간 손님의 특성상 심야할증을 늘리는 건 도움이 되지만 기본요금 1000원을 올리는 건 기사 입장에서 큰 변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역할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씨는 “서울시나 정부에서 택시 기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업무 때문에 밤늦은 시간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경기도 거주민 김모(34)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가뜩이나 회식이 많아진 데다 경기도권은 교통편이 금방 끊겨 매번 조마조마하며 택시를 부른다”면서 “지금도 체감상 택시비가 높은데 더 오르면 당장 택시가 있어도 잡을 엄두가 안 난다”고 했다.
택시 업계 전반의 환경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제언도 잇따른다. 택시회사 중간 관리자인 김모씨는 “택시 종사자는 고연령에 남성 위주로 새로운 인력이 유입되지 않는 점이 숙제”라면서 “쉬지 못하고 일해도 평균 200여만원인 급여를 대폭 늘리는 등 급여 구조를 함께 논의해야 젊은 기사도 많이 유입될 것”이라고 짚었다.
2022-09-13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