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리에서 산여리로 가는 동안 길 주변으로는 곳곳에 산사태 흔적이 보였다.
약 3㎞를 가자 크게 파손된 샌드위치 패널 형식의 건축물이 나타났다.
이곳에서는 해병대원 5~6명이 안에 있던 집기를 밖으로 들어내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건물은 정토사란 사찰이지만 사찰 흔적이라고는 길옆에 세워놓은 표지석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사찰 인근 하천이 범람하면서 모든 걸 휩쓸고 갔다.
요사채로 쓰는 이 건물 외에 법당과 산신각, 용왕당, 밭, 마당 등은 물난리에 모두 떠내려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천 건너편 산에서는 산사태로 토사와 암석이 아래로 흘러내려 태풍 때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길을 따라 상류로 더 가자 크게 파손된 식당 건물이 보였다.
식당 업주는 “태풍 전날에 시내로 대피한 덕분에 목숨만 건졌다”고 털어놓았다.
주택과 상가 90% 이상 침수 피해가 난 대송면 제내리에서는 침수된 가재도구와 전자제품을 치우는 작업이 상당히 많이 진행돼 있었다.
그러나 대송면행정복지센터 근처에 있는 남성초등학교는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학생들이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물에 잠긴 급식실과 조리실은 청소가 한창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은 학교 기자재를 씻어내느라 바삐 움직였다.
학교 관계자는 “당분간 학생들이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