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6년 임기, ‘첩첩산중’이었지만 ‘오리무중’은 아냐”

김명수 “6년 임기, ‘첩첩산중’이었지만 ‘오리무중’은 아냐”

김소희 기자
입력 2023-09-01 12:38
수정 2023-09-0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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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3.8.23. 도준석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3.8.23. 도준석 기자
2017년 취임한 김명수 대법원장(사법연수원 15기)이 이달 24일 퇴임을 앞두고 지난 6년간의 임기를 ‘첩첩산중’이라고 표현했다. 김 대법원장은 “산을 넘어도 산이 있고 산을 넘어도 산이 있었다”면서도 “오리무중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31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갈 방향은 가지고 갔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많은 과제가 앞에 기다리고 있었고 넘어야 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정말 쉬지 못했고, ‘노심초사’, ‘불면불휴’였던 6년”이라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련스러워 보이는 우공이 산을 옮기기 위해 흙을 퍼 나르듯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일하겠다고 했다”면서 “하나하나 일희일비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해나가겠다고 했는데, 산을 전부 옮기거나 큰 성과를 냈다고 하긴 어렵지만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면 첩첩산중에도 불면불휴하며 우공이산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2170여일을 돌아보면서 “힘들지 않을 때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형사 전자소송을 실시하게 된 것을 가장 잘한 일로 꼽은 반면, 상고 제도개선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운 일로 언급했다.

판사 인사와 관련해선 “보는 거에 따라 공정하지 않고 편파적이었다고 할 수 있지만, 공정과 기준을 세우고 다수 의견에 따라 인사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은 후임 대법원장에게도 조언의 말을 남겼다. 그는 “저 못지않은 과제가 직면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저보다 더 나은 분이 되실 것이니 과제 잘 해결하셔서 법원이 더욱 튼튼하고 신뢰받는 기관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 6년 긴 기간 동안 건강 유지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퇴임 후 변호사는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그는 “사법연수원에 들어간 때부터 40년 동안 법관이라는 하나의 일만 했고 곁눈질도 제대로 해본 일이 없어서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말 제가 뭘 좋아하는지 찾고 싶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해 무엇을 할 건지 찾아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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