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지표, 큰 도시 유리한 인구 및 지역경제 중심
경북 고령 등 소도시 상대적 불리, “균형발전 측면 철저히 외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통합관리지원단은 지난 16일 경남연구원에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기구 설립 및 운영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고령군 제공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고분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용역이 특정지역(경남 김해)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진행됐다는 반발을 사고 있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통합관리지원단은 지난 16일 경남연구원에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기구 설립 및 운영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통합관리지원단은 가야고분군이 있는 경남·경북·전북도와 7개 기초지자체가 공동 설립한 기구로 현재 경남도청 소재지인 창원에 있다.
이번 용역을 수행한 한국지식산업연구원은 이날 보고회에서 통합관리기구의 입지로 김해시를 1순위로 평가했다. 김해 253.02점, 함안 252.38점이었고 대가야의 수도 경북 고령은 111.11점으로 7개 시군 중 6위에 그쳤다.
이에 경북도와 고령군, 전북도 등은 용역 과정에서 납득하기 힘든 잣대가 적용됐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평가 지표를 보면 인구(인구 규모, 인구 밀도, 증가율) 및 지역경제(지방세, 재정자립도, 지역 총생산) 항목이 각 3개이고 고분군 보존관리에 필요한 항목은 고분군 간 이동 거리가 유일하다.
이는 도시 규모가 클수록 절대적으로 유리한 평가 구조로, 결국 특정 지역 밀어주기란 의구심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김해 인구 53만명으로 두번째로 많은 함안(6만명)의 약 9배, 고령(3만명)의 17배 이른다. 김해는 지역경제 지표에서도 다른 도시들에 앞서 7개 중 6개 지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조백섭 고령군 문화유산과장은 “고분군 보존 관리와 홍보, 운영계획을 수립할 통합관리기구 입지가 도시 규모가 큰 지역으로 결정되는 것을 납득할 수 없으며, 균형발전 측면도 철저히 외면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역 간 불화 소지가 있는 입지선정 지표와 이를 활용한 점수화·서열화 관련 내용은 용역보고서에서 삭제하되 지자체 현황 및 분석을 통한 장·단점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권미선 경북도 문화유산과 세계유산업무담당 사무관은 “이번 평가 지표가 불합리하다는 점을 중간보고회 등을 통해 수차례 강력 지적했으나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과연 누구를 위한 용역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가야고분군세계유산통합관리지원단은 경북도와 고령군 등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번 용역 기간을 이달 20일에서 3월 11일까지 20일간 연장했다.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 전경. 고령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