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 파헤쳤던 세계유산 ‘고령 지산동 고분군’ 5호 무덤, 85년 만에 발굴 조사

일본인이 파헤쳤던 세계유산 ‘고령 지산동 고분군’ 5호 무덤, 85년 만에 발굴 조사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4-06-12 09:46
수정 2024-06-1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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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고령군과 협약…‘베일 싸인’ 대가야 흔적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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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지산동고분군 전경. 고령군 제공
고령 지산동고분군 전경. 고령군 제공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을 다시 발굴 조사한다. 85년 만이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고령군은 12일 고령 지산동 고분군 5호 무덤을 발굴 조사하기 위해 협력하자는 내용의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의 최고 지배층이 묻힌 무덤으로 추정된다.

대가야는 5∼6세기 가야 북부 지역을 통합하면서 성장한 세력으로, 지산동 고분군은 당대 대가야의 위상과 가야 연맹이 최전성기에 이르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유적이다.

대형급 무덤에서는 많은 양의 토기와 갑옷, 투구, 칼, 각종 꾸미개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된 바 있다. 이 중 32호 무덤에서 나온 금동관은 보물(제2028호)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발굴 조사에 나서는 지산동 5호 무덤은 봉분 지름이 약 45m, 높이가 11.9m에 이르는 무덤으로, 영·호남지역 가야 고분 중에서도 최대급으로 여겨진다.

조선시대에 간행된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금림왕릉’(錦林王陵)이라 전하기도 한다.

금림왕은 대가야 또는 반파국(伴跛國)의 왕으로 추정되며 역사서에는 등장하지 않고,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만 등장한다고 연구소 측은 전했다.

이 무덤은 일제강점기인 1939년 고고학자 아리미쓰 교이치(有光敎一), 사이토 다다시(齊藤忠) 등이 발굴 조사를 했으나 현재 간략한 조사 내용과 출토 유물을 촬영한 사진 일부만 남아있다.

연구소는 약 3년간 무덤을 정밀 발굴 조사할 방침이다.

2026년까지 무덤에서 흙을 쌓아 올린 부분인 봉토(封土), 무덤 주인의 시신과 껴묻거리를 묻은 시설인 매장주체부 등을 발굴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 내용을 토대로 2028년에는 보고서도 펴낼 계획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토목공학적 분석, 각종 유기물 연구 등을 통해 베일에 싸여 있던 대가야의 고분 축조 기술과 매장 의례 등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한반도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 가야를 대표하는 주요 유적으로서 지난해 9월 가야문화권의 6개 고분군과 함께 ‘가야고분군’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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