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한 달
유가족, 설 맞아 무안공항서 합동 차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차례
설 명절인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합동차례가 열리고 있다. 2025.1.29 뉴시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한 달째이자 설날인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에 슬픈 차례상이 차려졌다.
설 떡국부터 각종 전까지, 여느 때 같았으면 온 가족이 둘러앉았을 명절 상차림은 희생자들의 영정이 놓인 차례상이 됐다. 먼저 떠난 가족에게 술을 올리는 유가족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부터 차례상 음식을 준비한 유가족은 10여명씩 줄을 지어 2번 절을 했다.
유가족이 차례를 마친 후 박한신 유가족 대표는 차례상 앞에서 “고인 179위 영전에 맑은 술과 음식을 올리오니 흠향(歆饗)하시옵소서”라고 말하며 묵념했다.
참사 한 달이 지났지만 유가족은 여전히 환하게 웃는 고인의 영정을 보며 절을 하는 내내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가족의 죽음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통곡하는가 하면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꽉 깨물고 애써 눈물을 참는 이도 있었다.
당장이라도 달려와 따뜻한 떡국 한 그릇을 뚝딱 비울 것만 같았던 자식도, 설날이면 덕담을 나누던 부모도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슬픔에 음복조차 제대로 하는 이도 없었다.
차례를 마친 유가족은 새해 인사를 주고받는 대신 서로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이날 오후에도 희생자의 친인척들이 무안공항을 찾아 눈물로 차례를 지냈다. 이후 유가족도 떡국을 먹고 서로 세배를 나누면서 남은 설 명절을 보냈다.
박한신 유가족 대표는 “참담하다. 온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 명절 분위기가 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서로 모여서 합동으로 차례를 지내니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단은 내달 15일 예정된 49재 이후 광주에서 후속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제주항공 참사 한 달, 본격 시작된 ‘분석의 시간’한편 참사 직후부터 현장에서 이뤄진 초기 현장 조사는 지난 20일부로 마무리됐다. 꼬리날개와 엔진을 비롯한 동체 잔해 등도 모두 정밀 조사가 가능한 별도 장소로 옮겨졌다. 이제는 그간 확보한 정보를 면밀히 들여다보는 ‘분석의 시간’에 접어든 것이다.
향후 조사는 조류 충돌로 인한 사고기 엔진 손상이 어떻게 랜딩기어 미작동과 블랙박스 기록 중단으로 이어졌는지 밝히는 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고기가 충돌한 공항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규정에 맞게 설치됐는지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항공안전 담당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사고 조사와 별개로 공항 시설과 항공사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항공 안전 혁신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설 명절인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합동차례가 열리고 있다. 2025.1.29 뉴시스
먼저 떠난 가족에게 올리는 술
설 명절인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합동차례가 열리고 있다. 2025.1.29 뉴시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차례
설 명절인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합동차례가 열리고 있다. 2025.1.29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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