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서 50대 男 치료 못 받고 5시간 머물다 사망

응급실서 50대 男 치료 못 받고 5시간 머물다 사망

입력 2014-08-19 00:00
수정 2014-08-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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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측 밀린 병원비 문제로 가족 불러달라 요구

병원 응급실 대기실서 50대 남성이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의식불명에 빠져 숨지는 일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9일 서울 중랑경찰서와 병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유모(58)씨는 지난 8일 오전 4시께 오한을 호소, 지인의 119 신고로 서울 중랑구 소재 N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구급차에서 스스로 내려 병원 응급실에 들어갔고, 이후 약 20분에 걸쳐 응급실과 대기실을 오가며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을 다녀왔다.

그런데 유씨가 응급실 대기실에 있을 때 병원 직원이 “밀린 병원비 1만7천원이 있으니 가족을 불러달라”고 말을 걸었다.

병원측은 유씨가 6월에 “영양제를 맞고 싶다”며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았는데, 폭력을 행사하며 병원비 1만7천원을 내지 않고 술에 취해 스스로 링거를 뽑고 간 것으로 파악하고 유씨에 대한 진료에 즉각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유씨의 가족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그는 응급실 근무 의사의 정식 진료를 받지 못한 채 대기실에서 약 5시간 동안 머물렀다.

이후 병원 직원이 오전 9시20분께 유씨가 구토를 한 채 응급실 의자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해 뒤늦게 응급 처치에 나섰지만, 유씨는 의식불명에 빠져 3일 만에 숨졌다.

경찰은 최근 이 병원을 압수수색해 CC(폐쇄회로)TV와 진료 기록 등을 입수해 분석 중이다. 또 부검 결과 ‘급성 복막염’으로 나온 사인과 진료를 못 받은 상황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도 밝혀낼 계획이다.

경찰은 “의료 사건은 최소 석 달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아 수사에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당시 근무 의사와 원무과 직원 등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병원 관계자는 “유씨가 진료를 받지 못한 것은 맞지만, 병원 도착 당시 스스로 돌아다닐 정도로 응급 상황이 아니었고 과거 폭력적인 행동을 한 전력도 있어 가족을 불러달라고 한 것”이라며 “이 같은 결과가 초래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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