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대마 1.5㎏ 들여와 교포 2세 등 31명에 판매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미국에서 들여온 대마를 서울 강남과 이태원 등지에서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성모(23) 씨 등 7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과 구매자 등 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미국에서 대마 1.5㎏을 들여와 이 가운데 20g을 판매하고,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대마 100g을 31명에게 판 혐의를 받고 있다.
밀반입책 재미동포 2세 임모(33·구속) 씨는 또 다른 교포 박모(23·구속) 씨를 운반책으로 내세워 미국 현지 조직으로부터 3회에 걸쳐 대마 1.5㎏과 엑스터시 20g을 몰래 들여왔다.
박씨는 검색이 삼엄한 인천공항 대신 인천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는 치밀함을 보였으며, 마약을 진공으로 포장한 뒤 운동화 속 등에 숨겨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들여온 대마 1.5㎏은 성인 4천명이 피울 수 있는 양이다. 이들은 현지서 g당 1만5천원에 산 뒤 이 가운데 20g을 g당 15만원에 유통시켜 10배의 차익을 챙겼다.
경찰은 지난 6월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임씨의 집에서 엑스터시의 원료, 밀수를 위해 진공포장된 대마, 대마 흡연 기구 등을 찾아냈다.
특히 일당 가운데 판매책 김모(22) 씨와 성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갱단 조직원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미국에서 강도 혐의로 실형을 산 후 지난 2012년 6월 한국으로 추방됐으며, 이 때문에 미국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현재 군 복무 중이다. 성씨 역시 작년 1월 관광비자로 입국해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국내에서 머물며 마약을 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2명은 함께 검거된 중간판매책 3명을 통해 성인 300명이 피울 수 있는 양인 대마 100g을 700만원에 31명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로부터 대마를 사들인 이들은 주로 미국 생활에 익숙한 교포 2세나 유학생들이었으며, 이 가운데에는 시내 보습학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영어교사도 있었다.
경찰은 “미국 갱단 출신 판매책 2명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려고 현지 갱단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교포 2세나 유학생에게 마약을 팔았다”며 “실제로 구매자들은 갱단의 보복이 두려워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꺼렸다”고 전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미국 마약단속국(DEA) 등과 공조해 국외 폭력조직이 국내에 마약을 들여오는 것을 지속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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