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 흘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옥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샤프달 대표의 회견이 끝난 뒤 성명서를 발표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최대 가해 업체인 옥시 레킷벤키저 코리아 대표가 문제의 살균지를 내놓은 지 15년 만에,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5년 만에 처음 공식 사과를 하자 피해자 가족들은 “검찰 수사 면피용이 아닌 진정한 사과를 하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이하 유가족연대)는 2일 여읟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유가족연대는 “5년간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피해자의 한 맺힌 눈물을 외면하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 기자간담회 형식의 사과를 내놨다”면서 “유가족연대는 이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유가족연대는 이어 ‘수백명을 죽인 옥시는 전대 미문의 대참사를 유발하고도 법인을 해산하고 사명을 2번씩이나 변경하며 온갖 거짓과 위선을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면서 “옥시의 자진 철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언론을 이용한 사과가 아니라 피해자를 직접 만나 “명백한 옥시의 잘못”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프달 대표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최승운 유가족연대 대표는 회견 직후 사프달 대표와 격론을 벌이다 단상에서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울부짖기도 했다.
아이가 만 1살에 병원에 입원해 8개월 만에 사망했다는 최 대표는 “아이 한 번 잘 키워보려고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내 손으로 4개월 동안 아이를 서서히 죽였다”며 눈물을 쏟았다.
최 대표는 피해자들이 큰 고통을 받다 숨졌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옥시가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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