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조비오 신부를 기억하며’
21일 선종한 천주교 광주대교구 조비오 신부 추모 미사가 광주 북구 임동 주교좌성당에서 거행되고 있다. 지난 1980년 광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수습위원 역할을 한 조 신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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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선종한 천주교 광주대교구 조철현 비오 신부 추모미사가 광주 임동 주교좌성당에서 경건하게 거행됐다.
이날 미사에서는 고인이 남긴 세 마디 유언장이 집전을 맡은 옥현진 총대리주교 음성으로 낭독됐다.
“책, 기물 등은 소화자매원에 귀속한다. 혹시 남은 재산이 있을 경우 소화자매원에 귀속한다. 장기를 기증한다.”
고인의 뜻이 울려 퍼진 성당 지하강당에는 이내 숙연함이 감돌았다. 200여 천주교 신자와 시민은 성가를 함께 부르고 기도하며 고인을 추모하고 깊은 뜻을 기렸다.
신자들은 하얀 미사포 아래로 가만히 눈물을 훔치며 어깨를 들썩이기도 했다.
짧은 내용이지만 긴 여운을 남긴 고인의 유언에 따라 빈소이기도 한 지하강당 입구에는 조화 대신 쌀 화환이 줄을 잇고 있었다.
고인이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입을 옷은 평소 착용하던 장백의, 영대, 띠, 백색 제의로 정해졌다.
고인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추모미사에 참석하며 “통장을 보니 매달 잔고가 0원 처리됐더라. 모든 걸 나눠준 당신은 항상 비우셨고, 나누셨고, 일신을 위해 돌보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의 가난, 사회정의, 나눔 정신이 우리 안에 살아남아 나눔과 정의와 섬김의 삶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주화 산증인인 조 신부는 이날 오전 3시 20분 췌장암으로 선종했다. 향년 78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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