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이 경비실에 기증한 에어컨 ‘코드 뽑아버린’ 다른 입주민들

입주민이 경비실에 기증한 에어컨 ‘코드 뽑아버린’ 다른 입주민들

오세진 기자
입력 2017-08-09 08:24
수정 2017-08-09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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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파트 주민이 무더위에 고생하는 경비원을 위해 자비를 들여 경비실에 설치한 에어컨을 관리사무소와 다른 입주민들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기증받았지만 가동 못 하는 경비실 에어컨.  YTN
기증받았지만 가동 못 하는 경비실 에어컨.
YTN
9일 YTN 보도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 주민은 얼마 전 집 앞 경비실에 에어컨 한 대를 기증했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날씨 속에 일하는 경비원이 경비실 안에서라도 조금이라도 쾌적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와 다른 입주민들이 에어컨 가동을 막아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다.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알 수 없고, 에어컨이 없는 다른 경비실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 관리사무소와 다른 입주민들의 논리다.

관리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전체 경비실에 에어컨을 다 놔주든지, 아니면 전체 이용을 안 하도록 하든지. 그게 형평성에 맞으니깐”이라고 말했다고 YTN은 전했다.

경비실에 에어컨을 기증한 주민은 허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기요금 그거 얼마 안 나오는데…. 한 동에 100가구가 넘게 사는데 (추가 관리비가) 1000원도 안 되는데, 여름에 잠깐 트는 건데…. 그걸 가지고 쓰지 말라는 건…”이라면서 안타까워했다.

YTN은 “찜통더위에 시달리는 경비원을 위해 에어컨을 자발적으로 설치하는 아파트가 늘고 있지만, 이곳 경비원들에게는 아직 꿈 같은 이야기”라고 전했다.

앞서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도 일부 주민들이 경비실에 설치된 에어컨을 비닐봉지로 밀봉하는 일이 발생했다. 알고 보니 이 아파트의 동대표들이 저지른 일이었다. TV조선은 이 동대표들이 이렇게까지 한 건 전기요금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아파트에서는 일부 주민이 ‘수명이 줄어든다’ 등의 황당한 이유를 들어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는 전단을 뿌리는 일이 발생한 적이 있다. 이에 또 다른 주민은 반박 전단을 붙이고 “말 같지도 않은 이유들로 인간임을 포기하지 말라. 경비아저씨들도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버지이고, 한 명의 소중한 인간”이라고 지적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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