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영학 성적 도구 사용 사실 아냐”···일문일답

경찰 “이영학 성적 도구 사용 사실 아냐”···일문일답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7-10-13 15:46
수정 2017-10-13 15:4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여중생 딸의 친구를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은 숨진 A(14)양에게 성적도구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경찰이 13일 밝혔다. 또 프로파일러 면담 등 조사 결과 이영학에게서 사이코패스(반사회성 인격장애) 성향은 있지만 소아성애 성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지 확대
심경 밝히는 이영학, 힘든 표정
심경 밝히는 이영학, 힘든 표정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인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17.10.13. 연합뉴스
길우근 서울 중랑서 형사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영학이 딸에게 피해자 데려오라고 할 때 뭐라고 했나.
△죽은 엄마 역할이 필요하고, 친구 중에 A양이 착하고 이쁘니 데려오라고 했다.

-수면제를 줄 땐 뭐라고 했나. 엄마 역할과 수면제는 상관이 없는데.
△명쾌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물론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건 아니다. 딸은 자기 역할에 충실했고 준비한 음료수를 먹였다. 두 개가 한 세트인 음료수 중 하나는 작고 하나는 큰 거다.

이영학은 작은 음료수에 수면제로 추정되는 약 2정을 넣고 큰 것에는 3정을 넣었다. 그리고 딸에게 ‘친구 데려오면 너도 마시고 이 두 개 중 하나를 건네서 같이 먹는 형식을 취해라’고 했다.

큰 것을 A양이 마셨고 작은 것을 딸이 실수로 먹어버렸다. 반쯤 먹다보니 딸은 멈췄고 피해자는 다 마셨다. 아빠가 부여한 역할은 다 했으나 딸은 더 나아가 아버지가 잠이 안 올 때 먹는 약 2정을 친구에게 감기약이라고 하고 더 먹였다.

자기가 먹다 남은 음료수 반을 영양제라고 하면서 같이 줬다. 이영학은 딸이 그 두 알을 먹인 걸 모르고, 딸이 외출한 뒤 피해자가 혹시 깰지 몰라 수면제 3정을 다시 물에 희석시켜 입에다 넣었다.

-딸은 아빠가 추행할 걸 몰랐다는 건가.
△엄마라는 개념 속에 부부 생활이 포함돼 있고, 어느 정도 예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불려온 사람이 A양이 처음인가. 성매매나 약을 먹여서 이렇게 한 전례는.
△처음이고 추가 피해자는 없는 걸로 확인됐다. 그 부분 정확히 확인되는 대로 추가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이미지 확대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길우근 형사과장이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 이영학의 살해동기 및 수법 등에 대한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10.13. 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길우근 형사과장이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 이영학의 살해동기 및 수법 등에 대한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10.13. 연합뉴스
-이영학이 약에 취해 있었다고 했는데 그 약은 뭔가.
△평소 불면증 때문에 수면제 약을 먹었고 마약은 아니다. 평소 처방 받고 드링크제에 수면제를 몇 정씩 넣어 평상시 마시는 패턴으로 장기간 복용했다.

-성적 기구를 이용했다는데.
△사실이 아니다. 집에서 압수수색한 성인용품 추정 3점은 국과수로 보내놨다.

-이영학과 딸이 수면제를 먹고 발견된 이유는.
△긴급체포 직전 형사들이 와있는 걸 알고 자살을 하기 위해 수면제를 먹었다.

-딸의 행동을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영학에게 유전병을 물려받고 이영학을 통해서만 정보 및 경험을 공유했다. 경제적으로도 이영학이 책임져 와 이영학을 세상의 전부라 믿으며 심리적 종속관계로 인해 판단 능력이 결여된 상태에 가치판단 없이 맹목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이영학이 딸을 어떻게 대했기에 심리적 종속관계가 된 건지.
△(프로파일러 한상아 경장) 이영학이 실제로 딸에 대해선 애정하는 마음이 있었고 딸 역시 이영학에게 단순히 아버지 이상의 심리적 종속 관계를 보였다. 딸이 지능적인 장애가 있는 상태는 아니나 기본적으로 사고가 왜곡된 상태다. 비정상적인 행동도 아버지가 했기에 의심없이 받아들였던 걸로 보인다.

-이영학 지시를 넘어서는 행동을 한 건, 과거 협박이나 벌이 있어서인가.
△상이나 벌에 대한 개념보다는 아빠와 약속한 계획이 틀어질까 그랬다고 진술했다.

-딸 정서 중심은 이영학인데, 이영학 행동이 잘못됐다고 인식하나.
△인식은 하지만 자기가 아끼는 아버지가 틀렸다고 하는 걸 인정하기 싫어하는 행동을 보였다. 이영학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못 견뎌했다.어쩔 수 없이 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영학은 사이코패스인가.
△(프로파일러 이주현 경사)책을 갖고 면담했는데, 40점 중 딱 25점이다.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

-후천적인 건가.
△복합적이다. 장애 탓에 놀림을 당하고 따돌림 당한 과정에서 폭력적으로 대응하기도 했지만 다 후천적인 건 아니다.

-성에 유독 집착하는데.
△성적 각성 수준이 높다. 20대에 만난 부인과 17년을 살면서 각성 수준이 점점 강해진 걸로 보인다. 병적인 것은 아니나 일반인이 보기엔 이상하다 생각할 수 있다.

-몸에 한 문신에 여성 비하 모양이 있었는데.
△부인이 원해서 한 거라고 한다. 소아성애 역시 아니다.

-피해자를 특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아내를 대신할 사람이 필요했다. 성인 여자를 생각하다가 여의치 않으니 통제가 쉬운 청소년 여자에게 생각이 미친 듯하고 그 중 쉽게 접촉 가능한 딸 친구로 고른 것으로 보인다.

-성매매 알선 수사는.
△계획에 있고 진행 중에 있다.

-살해 도구인 수건과 넥타이는 발견됐나.
△아직 못 찾았다. 부검 결과로 말씀드리는 것이고 이영학이 그렇게 진술하고 딸 역시 피해자 목에 넥타이가 감겨 있었다고 진술했다.

-앞으로 추가 계획은.
△변사 사건 지휘했는데, 앞서 말한대로 이영학의 성매매 알선 정황이 드러나 수사 중이다. 이씨 아내의 자살 경위를 밝히기 위해 조사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