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용기내는 피해자 보고 10년 만에 용기”
남자 배구 학폭 의혹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통해 현역 배구 선수에게 고교 시절 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10년이 지난 일이라 잊고 살자는 마음이 있었는데 용기내는 피해자를 보고 용기를 내본다”면서 “폭력은 세월이 흘러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말이 힘이 됐다”고 밝혔다.
“폭행이 일상이었던 그 때의 우리들의 일상은 절대 일반적인 게 아니었음을 이제와서 고백하려 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3학년 형들이 집합시켜서 때리고 맞는 게 일상이었다”는 등 당시 반복적인 폭행이 있었음을 떠올리기도 했다.
A씨는 고교 1학년 재학 당시 3학년이었던 선배들에게 노래를 부르라는 강요를 받으며 폭행을 당했고 발차기에 급소를 맞아 응급실에 실려가 고환 봉합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후에도 놀림과 괴롭힘은 계속됐다면서 “(가해자의 부모들은) ‘우리 애는 그럴 애가 아니에요’라고 했다. 그냥 조용히 넘어가자고 하시던 엄마 말을 들었던 내가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심지어 감독조차 그 당시에 이 일을 덮고 싶어서 조용히 넘어가자고 사정사정하더라. 내가 배구에 대한 미련만 없었어도 그 때 용기내서 다 말했어야 하는 건데 싶은 후회를 10년을 갖고 살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A씨는 “나는 배구선수가 되고 싶었기에 아무런 보상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어떤 이슈도 만들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서 그 모든 일들이 다 기억속에서 사라질 때쯤에도 나는 그 당시의 힘든 기억들이 잊혀지지가 않고 평생 갖고 살아야할 육체적 통증이 있다”고 토로했다.
중학교 때 지각하면 창고에서 발로 때리고 물건을 집어던진 선배도 있었다는 주장도 더했다.
그는 “제발 이 글을 당신들 모두가 보고 그 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했으면 좋겠다”면서 “당신들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후 A씨는 글을 수정해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 글쓴 지 하루 만에 기사화되고 당사자들이 평생 연락 한 번 없다가 사과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면서 “진심어린 사과 받으면 글을 내리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최근 여자 배구단 흥국생명의 이재영, 이다영 선수의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커졌다. 두 선수는 자필 사과문을 통해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