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놓고 역사학계 진보-보수 정면 충돌

한국사 교과서 놓고 역사학계 진보-보수 정면 충돌

입력 2013-11-12 00:00
수정 2013-11-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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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논란과 관련해 진보와 보수 성향의 역사학자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정면 충돌했다.

한국사학계 원로학자 16명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현대사학회가 주도해 만든 교학사판 한국사 교과서는 교과서의 기본 요건과 수준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럼에도 당국은 이를 감싸면서 한국사 교육 자체를 파탄으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회견에는 강만길 전 고려대 교수, 김정기 전 제주대 교수, 노중국 전 계명대 교수, 박현서 전 한양대 교수, 서중석·성대경 전 성균관대 교수, 안병욱·유승원 전 가톨릭대 교수, 윤경로 전 한성대 교수, 이만열 전 숙명여대 교수, 이병휴 전 경북대 교수, 이연복 전 서울교대 교수, 이이화 전 서원대 석좌교수, 전형택 전 전남대 교수, 조광 전 고려대 교수, 조동걸 전 국민대 교수가 동참했다.

이들은 “이번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 사태에서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정부·여당, 보수언론, 뉴라이트 집단이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면서 펼치는 이념 공세”라면서 “한국사 교육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통제가 전체주의적 통제를 위한 전초 작업이라는 의혹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정부와 여당에서 거론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 체제 전환 주장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혔다.

반면 한국현대사학회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8종 역사 교과서 비교분석 세미나’를 개최하고 오히려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7종 교과서가 학생들에게 대한민국 건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다고 반박했다.

교학사 교과서 저자인 이명희 공주교대 교수는 “천재교육과 미래앤 교과서를 대표 분석한 결과 이들 교과서는 국내에서 펼쳐진 민족실력양성운동과 미주에서 전개된 외교활동에는 부정적 의미를 부여해 설명하거나 축소 서술하는 반면, 국내 사회주의·민중운동은 긍정적 의미를 부여해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집필자인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7종 교과서가 수정을 거부한 핵심적인 사항은 바로 토지개혁 등 인민민주주의혁명 노선과 관련된 내용”이라며 “이 부분은 좌파가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 즐겨 사용하는 메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한국사 학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사학자들 다수가 민중사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이라며 “국사학계 장래를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 장래를 위해 민중사학을 과감하게 비판하고 그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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